탑선 로우텐션 코팅 스트링 - 국산 기타줄도 추천 할만할까?
- 스트링/통기타줄
- 2020. 5. 22. 02:38
2019년 일본의 무역 도발로 인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더불어 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나는 어떤 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나 하고 돌아보니 기타 중에는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액세서리나 소모품 중에는 사용할만한 게 있지 않을까 해서 검색해보니 기타줄 중에 국산이 있단다. 그것도 무려 '메이드 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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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기타줄 브랜드 탑선
반가운 국산 기타줄 브랜드의 이름은 탑선이다. '신생 브랜드인가?'하는 생각으로 검색해보니 이미 1960년부터 기타줄 생산을 해온 업체란다. 오래 만들어왔다고 해서 무조건 잘 만드는 것도 아니지만, 무려 60년을 버텼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약간의 기대를 품고 탑선 기타줄을 두 가지 구입했는데, 이 글에서는 로우텐션 코팅현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각 현의 장력 수치를 표기하는 섬세함
종이팩 포장의 뒷면에는 1번 줄부터 6번 줄의 장력이 각각 표기되어있다. '로우텐션'이라고 말하면서도 홈페이지에서도 수치를 찾아볼 수 없는 어느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점이다. 여섯 줄의 장력 수치를 모두 더하면 72.52kg인데, 다다리오 XT 스트링(포스포브론즈 라이트 게이지)의 72.8kg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다다리오XT도 낮은 장력을 가지는 기타줄이긴 하지만, 로우텐션을 내세운 것 치고는 아쉬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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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텐션 스트링을 선택한 이유
속포장의 빨간색이 강렬하다. 속포장에 굳이 색을 쓸 필요가 있나 했는데 제품울 구분하는 하나의 수단인 것 같다. 사진과 같은 빨간색은 포스포브론즈 로우텐션 코팅 스트링(C712)이다.
보통 처음 써보는 브랜드의 기타줄은 가장 보편적인 성향을 선택하는 편인데, 로우텐션 스트링이 그렇다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그래도 요즘 워낙 인기가 있는 컨셉이고, 주력으로 판매하는 제품으로 보여서 이 기타 줄을 선택했다. 로우텐션 컨셉의 기타 줄들이 대체로 소리, 특히 저음이 아쉬운 편인데 국산인 탑선은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궁금하기도 했다.
밀봉 포장과 원가절감
탑선 스트링의 속포장은 밀봉으로 처리되어있다. 그리고 낱줄포장은 따로 되어있지 않고, 사진과 같이 여섯 줄이 함께 담겨있다. 비록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지만, 물자절약과 원가절감 측면에서 실용적이라 생각한다. 줄을 교체할 때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촉감만으로 여섯 줄을 간단히 구분할 수 있다. 다만, 낱줄 교체를 선호하는 연주자들에게는 불편함이 따를 수 있겠다.
줄을 교체할 때 소리를 예측할 수 있을까?
작년부터 거의 매달 다른 종류의 기타줄로 교체해서 사용하고 있다. 각각의 기타 줄의 소리가 다른만큼 교체할 때 느껴지는 줄의 특성도 다르다. 예를 들면, 무게감이나 유연성, 탄성 같은 것들 말이다. 요즘은 이런 고유의 특성으로 기타 줄의 소리를 예측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탑선 로우텐션 스트링의 경우 다소 뻣뻣하고, 무게감이 느껴진다. 다른 기타 줄과는 꽤 많이 다른 독특한 느낌인데 아마 코팅의 영향도 없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경쾌한 울림이 연상되지는 않았다.
음색은 어떤가?
소리의 코어가 분명하고, 배음이 그리 풍부하진 않다. 덕분에 중음역이 상당히 도드라지는 느낌을 받는데 취향을 좀 탈 수 있겠다. 몇 주 사용하면 톤이 한풀 죽으면서 더 따뜻하고 빈티지한 성향의 소리를 낸다.
또, 전반적으로 성량이 작고, 저음도 약한 편이다. 로우텐션을 지향하는 제품들이 대부분 그런 편이라 이해할 수 있지만, 소리의 울림 자체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쉽다.
코팅과 수명, 그리고 가격
탑선 코팅 기타줄의 촉감은 다소 뻑뻑하다. 미끄럽지는 않지만, 코팅현 특유의 이질감은 잘 느껴진다. 반면, 코팅현인 점을 감안하면 수명은 그다지 길지 않다. 엘릭서와 같이 풀 코팅을 했다는 글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런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연주 감과 수명이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수명이 아쉽다보니 가격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 제품은 한 세트에 12,000원 정도 하는데 코팅현인 점을 생각하면 꽤 저렴해 보인다. 하지만, 마틴의 코팅현인 어센틱 라이프스팬과 1,600원 차이밖에 안 난다고 생각하면 그다지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마틴 기타 줄의 수명을 생각하면 가성비는 마틴 쪽이 더 좋아 보인다. 다행히 3팩 제품은 개당 만 원선인데 소리 취향이 맞다면 3팩을 구입해서 쓰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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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탑선 로우텐션 기타줄은 소리와 수명, 가격이 모두 조금씩 아쉽다. 그렇기 때문에 선뜻 추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 제품으로 탑선이라는 브랜드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탑선의 다른 제품들도 모두 사용해볼 생각이다. 부디 다른 기타줄은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기를 바라며...
사족)
만약 장력이 약한 저렴한 코팅현을 찾는다면 DR 드래곤 스킨을 추천해본다. 1+1 제품이 15,000원인데 개당 7,500원이라 가격적으로 가장 부담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스트링/기타줄] - DR 드래곤 스킨 - 가성비로 추천하는 코팅 기타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