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릭서 스트링은 마틴기타에 추천하기 힘든 기타줄일까?

  엘릭서 기타줄에 관한 글은 지난 5월부터 꾸준히 블로그 인기글 순위 5위 안에 들고 있다. 포털 사이트의 검색 로직에 의한 영향도 있겠지만, 날씨가 덥고 습해지면서 수명이 긴 기타 줄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엘릭서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나조차도 여름에는 엘릭서를 추천하곤 할 정도니, 기타줄 수명에 있어서는 가히 압도적이라 할만하다. 

 

[스트링/기타줄] - 수명이 긴 코팅 기타줄의 대명사 엘릭서 스트링(폴리웹과 나노웹 차이)

 

수명이 긴 코팅 기타줄의 대명사 엘릭서 스트링(폴리웹과 나노웹 차이)

통기타는 비교적 스트링을 교체하기 수월한 악기다. 간단한 설명만 들으면 누구나 쉽게 기타줄을 갈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쉽게 교체가 가능함에도 수명이 긴 스트링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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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달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가 "네 마틴 기타에는 어때?"하는 질문을 받았다. 사실 D-35MP를 산지 만 4년이 더 지났지만 아직 단 한 번도 엘릭서 기타 줄을 걸어본 적이 없다. 당연하게도 취향이 안 맞았기 때문이었지만, 이 질문을 받고 나니 문득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지인의 질문을 핑계 삼아 이제야 호기심을 해결해본다.

 

엘릭서 나노웹 포스포 브론즈 라이트 게이지(.012-.053)

엘릭서 3팩

  내가 선택한 엘릭서 스트링은 가장 보편적이고 인기 있는 나노웹 포스포 브론즈 라이트 게이지다. 사실 선택했다기보다 예전에 3팩을 구입해서 남은 것을 사용한 것이다. 기타 줄의 성분과 게이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 담았다. 

 

[스트링/기타줄] -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애초에 한편으로 정리하려 했던 '기타줄 종류에 따른 음색 특징'에 관한 글을 총세편에 걸쳐 마무리했다. 그래서 세편의 글을 요약하여 종합하는 글의 필요성을 느꼈다. 제목을 조금 다르게 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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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릭서 스트링과 마틴 기타가 만나면?

엘릭서 나노웹 포스포브론즈 라이트게이지 

  엘릭서 기타 줄은 매우 개성 있는 음색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특성이 워낙 강렬해서 '어떤 기타에 걸어도 엘릭서 소리가 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서도 '합판 기타에 더 추천하는 기타 줄'이라는 제목의 글을 이미 쓴 적이 있다.

 

[스트링/기타줄] - 합판기타에 더 추천하는 기타줄, 엘릭서 포스포 브론즈 스트링

 

합판기타에 더 추천하는 기타줄, 엘릭서 포스포 브론즈 스트링

20만원 이하의 통기타, 또는 합판 기타를 사용하는 연주자들은 기타 줄을 교체할 때 가격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저렴한 기타를 사용하니 기타줄도 싼 것을 쓸 것인지, 아니면 기타의 부족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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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마틴 기타는 우디 사운드의 대명사다. 그만큼 스틸 스트링의 날카로움을 누그러뜨리는 소리를 낸다는 말이다. 과연 엘릭서는 이런 마틴 기타에 걸어도 특유의 소리를 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엘릭서 특유의 소리는 마틴 기타에서도 유효하다. 

 

화려한 배음과 어우러지는 핑거 스타일

어떤 기타 줄을 거느냐에 따라 소리가 많이 달라진다

  엘릭서 포스포 브론즈는 마치 컴프레서가 걸린듯 잘 정돈된 소리가 난다. 게다가 엘릭서 특유의 달콤한 배음이 섞이면서 핑거스타일, 또는 솔로 연주에서 매력적인 톤을 낸다. 물론 요즘 내 취향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이만하면 편견을 가진게 미안할 정도의 소리다. 

 

  한편, 컴프레서가 걸린듯한 이 느낌이 자칫 답답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아마도 코팅의 영향으로 초고역이 풍부하지 않은 영향으로 보인다. 나와 같이 코팅현을 선호하지 않는 연주자들은 대부분 이 느낌을 싫어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듣기 힘들 정도의 스트럼

  인상적이었던 핑거 사운드에 비해 스트럼 사운드는 많이 아쉽다. 코팅의 영향인지는 알 수 없지만, 스트럼 연주 시 이상하리만큼 여섯 줄의 울림이 조화롭지 않다. 익히 알고 있는 특징인데도 이 기타에서 더 심하게 느끼는 것은 이제껏 스트럼에서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던 기타였기 때문인 듯하다.

 

  다만, 시간이 지나 톤이 다운되면 이런 현상이 조금씩 나아진다(핑거 사운드는 훨씬 더 좋아진다). 누군가 엘릭서 스트링은 수명을 다하기 직전의 소리가 가장 좋다고 한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어느 정도 공감이 된다.

 

결국은 취향 문제

 

  엘릭서로 교체한 직후의 소리는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한두 달쯤 지나서 톤이 다운된 후에는 아주 나쁘지만은 않았다. 다른 기타 줄은 수명이 다하는 시기부터 괜찮은 소리를 내기 시작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어쨌든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을 참아야 괜찮은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여기서부터 호불호가 갈리겠다.

 

  또, 추구하는 연주 스타일에 따라서도 평가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마틴 기타와 엘릭서의 조합보다는 자신의 연주 스타일이나 추구하는 소리 성향이 엘릭서와 맞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자연히 평소에 엘릭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다.

 

  요즘은 포스포 브론즈보다 80/20 브론즈의 소리가 더 좋게 다가오는데 엘릭서의 경우엔 어떨지 궁금하다(폴리웹은 과연?). 아무래도 연속으로 엘릭서를 쓰게 될 것 같지는 않고, 역시 내년 여름을 기약해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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