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레트로 스트링 MTR13 - 토니 라이스가 말하는 기타줄

  마틴 레트로 스트링 시리즈 중 하나인 MM12는 이미 리뷰한 적이 있다. 당시 MM12의 빈티지 톤이 마음에 들면서도 저음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엔 조금 더 굵은 기타 줄을 살펴보게 됐다. 

 

[스트링/기타줄] - 마틴 레트로 스트링 MM12 - 진짜 빈티지 기타줄

 

마틴 레트로 스트링 MM12 - 진짜 빈티지 기타줄

통기타줄의 종류에 대해 정리했으니 이제 본격적인 리뷰 혹은 사용기를 올려보려 한다. 요즘 통기타의 트렌드는 빈티지 사운드인데 내 기타는 그리 빈티지와 가깝진 않다. 그래서 그나마 빈티지한 음색을 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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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군에 올랐던 제품은 미디엄 게이지인 MM13과 토니 라이스 시그니처 스트링인 MTR13, 로렌스 쥬버 시그니처 MLJ13이다. 비슷한 스펙의 세 제품 중 MTR13을 선택한 이유는 MM13보다 낮은 장력과 MLJ13보다 무게감 있는 소리를 원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마틴에 레트로 스트링을 제안했던 토니 라이스가 원하는 소리가 궁금하기도 했다. 

 

MTR13의 특이한 게이지

마틴 레트로 토니의 선택

  MTR13의 'M'은 구리와 니켈 등으로 이루어진 합금인 모넬을 뜻한다. TR은 '토니 라이스'의 약자이고, '13'은 1번 줄 게이지를 뜻한다. 마틴 스트링들이 어센틱으로 리뉴얼되면서 레트로 시리즈의 포장 디자인도 바뀌었는데, 아쉽게도 사진 속 제품은 구형이다. 어센틱 스트링의 핵심 변화인 주석 코팅이 레트로 시리즈에도 들어갔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별 다른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포장만 바뀐 것으로 추측한다.

 

마틴 기타줄은 항상 뒤죽박죽 들어있다

  게이지는 주로 1번 줄과 6번 줄로 표현하는데 앞서 언급한 세 기타 줄은 1번(0.013인치)과 6번 줄(0.056인치)이 모두 같다. 결국 2~5번 줄의 게이지 차이라 장력 차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MTR13은 2, 4, 5번 줄이 미디엄 게이지인 MM13보다 각각 0.001인치씩 가늘다. 낱줄 포장에 블루그래스가 적혀있어서 'SP 시리즈의 블루그래스 게이지를 적용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틴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토니 라이스와의 피드백으로 탄생한 고유의 게이지라 할 수 있겠다. 

 

[스트링/기타줄] -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애초에 한편으로 정리하려 했던 '기타줄 종류에 따른 음색 특징'에 관한 글을 총세편에 걸쳐 마무리했다. 그래서 세편의 글을 요약하여 종합하는 글의 필요성을 느꼈다. 제목을 조금 다르게 붙여본 것은 검색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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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연주감

부드러운 연주감이 특징인 모넬 기타줄

  MM12와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연주 감이 돋보인다. 모넬이 가지는 낮은 장력 특성과 촉감의 영향이 있겠지만, 굵은 게이지에서도 좋은 연주 감을 보이는 것으로 봐서 촉감의 영향이 더 큰 듯하다. 반면, 기존의 미디엄 게이지보다 낮은 장력을 기대했는데 그 점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아마도 바로 직전에 사용했던 줄이 산타크루즈 미드텐션 스트링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스트링/기타줄] - 산타크루즈 미드텐션 스트링 - 장력이 약한 미디엄 게이지 기타줄

 

산타크루즈 미드텐션 스트링 - 장력이 약한 미디엄 게이지 기타줄

산타크루즈 파라볼릭 텐션 스트링, 그중에서도 로우 텐션 스트링은 낮은 장력과 뛰어난 연주감, 빈티지한 소리 성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나 역시 한차례 사용한 적이 있고, 이 블로그에 사용기를 남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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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부족한 저음, 그러나 매력적인 레트로 사운드

  연주 감만큼이나 음색도 부드럽다. 레트로를 지향하는 만큼 중음역이 강조된 소리도 특징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음역의 톤이 깎이면서 더 달콤하고, 따뜻한 소리를 낸다. 이런 특징 덕분에 기타 줄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수명이 길어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줄이 굵지만 빵빵한 저음과는 거리가 멀다

  구입할 때 기대했던 대로 라이트 게이지인 MM12보다는 저음의 양감이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스포 브론즈 기타 줄에 비하면 결코 풍부한 저음은 아니다. 그래도 저음이 조금이나마 풍부해지면서 밸런스의 어색함은 덜하다. 

 

  MTR13의 재미난 점은 터치할 때 굵은 줄 특유의 묵직함은 느껴지는데 막상 소리가 터져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음(특히 저음 쪽)이 풍부하지도 않고, 성량도 작다. 대신 이런 특징은 피크가 기타 줄에 맞을 때 나는 노이즈를 줄이기도 해서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전체적으로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소리라고 표현하고 싶다.

 

마틴 D-28과 D-35에 추천한다

마틴 D-35MP의 헤드

  철저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MTR13은 마틴 D-28과 D-35와 같은 드레드넛 논스캘럽드 브레이싱 기타에 추천하고 싶다. 논스캘럽드 브레이싱 기타들은 중저음이 강조된 힘있는 소리가 매력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과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이 기타줄이 이런 소리를 누그러뜨려 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기타 지식in] - 스캘럽드 브레이싱과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의 특징 및 장점과 단점

 

스캘럽드 브레이싱과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의 특징 및 장점과 단점

앞서 테일러 기타의 V-Class 브레이싱을 소개하면서 글 말미에 마틴의 X 브레이싱과 같이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X 브레이싱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아쉽게도 100년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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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이 것도 음색적인 취향이 맞을 때에 의미가 있는 이야기다. 만약 풍성하고, 저음이 강한 소리를 좋아한다면 이 기타 줄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미디엄 게이지에 준하는 기타줄 치고는 장력이 약하지만, 라이트 게이지에 비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내구성이 떨어지는 GA바디나 OM바디 크기 이하의 기타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제조사 추천 스트링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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