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터 와디즈 펀딩 - 가성비 기타는 글로리아 프레스티지
- 악기 리뷰/통기타
- 2020. 5. 10. 23:51
와디즈의 크래프터 기타 펀딩 마감이 일주일 남았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예상대로 마인드 프리미엄 시리즈의 두 기타(D바디와 OM바디)가 압도적으로 인기 있고, 상대적으로 마호 프레스티지 시리즈는 아쉽다. 예쁜 디자인 때문에 마인드 프리미엄의 인기를 예상하긴 했지만, 가격이 20만 원 이상 저렴한 마호 프레스티지와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도 기존의 크래프터 기타와 비슷한 외관이라 펀딩으로까지 많이 이어지진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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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와디즈 펀딩에 올라온 네가지 기타 중 의외의 알짜는 마호 프레스티지, 그중에서도 글로리아 프레스티지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상판 목재의 차이
상판 목재는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것이 좋다. 가벼운 만큼 기타줄의 진동을 극대화시킬 수 있고, 튼튼해야 기타 줄의 장력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스프루스나 시더 계열의 목재를 많이 사용한다. 마호 프레스티지도 상판 목재로 엥겔만 스프루스를 사용했다.
반면 마인드 프리미엄 시리즈는 아프리칸 마호가니 상판을 사용하고 있다. 측후판과 같은 목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일체감이 있고, 어두운 색감(사실 토너로 입힌 색이다) 때문에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소리를 들어보면 마냥 더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스프루스보다 무겁기 때문에 소리가 시원스럽게 터져 나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연주자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고, 호불호도 극명히 갈린다.
엄격히 이야기하면 마호 프레스티지에 사용한 엥겔만 스프루스도 범용성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수는 없다. 그래도 기타를 단 한대만 사용한다면 마호가니 탑보다는 안전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
브레이싱의 변화
크래프터 기타를 싫어하는 연주자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상당수가 "저음이 약하고, 고음이 쏘는 소리가 싫어서"라고 답한다. 그러나 2019년 하반기에 새로운 브레이싱을 적용하면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 즉,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이전의 크래프터 기타의 소리와 제법 다르다는 말이다. 이는 크래프터 본사와 악기점에서 몇 가지 기타를 쳐보면서 직접 느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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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재 생산하는 모든 크래프터 기타에 뉴브레이싱이 적용되기 때문에 마호 프레스티지만의 장점은 아니다. 다만 크래프터의 탑솔리드 기타도 예전보다 상당히 발전했고,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듀얼 소스 픽업
이번에 와디즈에서 소개하는 네 가지 기타 모두 듀얼 소스(콘덴서 마이크와 피에조) 픽업인 DS-2를 장착하고 있다. 탑백솔리드인 마인드 프리미엄은 그렇다 치더라도, 탑솔리드인 마호 프레스티지 시리즈에도 듀얼 소스 픽업을 장착한 것은 의외다.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는 탑솔리드 기타의 펀딩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탑솔리드 기타와 듀얼소스 픽업의 조합은 크래프터에서도 처음인 듯하고,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브랜드 기타에서도 거의 볼 수 없는 스펙이다. 만약 픽업이 없는 기타에 같은 픽업을 구입해서 장착한다고 생각하면 기타를 25만 원에 구입해야 하는데 그 가격으로는 이 정도 품질의 기타를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마호 프레스티지 시리즈에서 만큼은 DS-2 픽업이 좋은 구매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그래도 픽업 없는 모델이 없는 것은 아쉽다).
종종 크래프터의 픽업 사운드에 대해 혹평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DS-2의 소리는 꽤 괜찮았다. 예전에 칼 마호 프리미엄 기타를 출시할 때 시연해본적이 있는데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다. 2019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온보드 픽업들도 완전히 새로 셋팅했다고 하니 소리가 더 좋아졌으리라 예상해본다.
마호 프레스티지 중에서도 글로리아 프레스티지
마호 프레스티지 시리즈는 D바디인 KD-16 프레스티지와 GA바디인 글로리아 프레스티지가 있다. 이 중에 글로리아 프레스티지의 가성비가 더 좋다고 한 이유는 컷어웨이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스펙의 기타에 컷어웨이가 들어가면 가격이 몇만 원 더 상승하기 마련인데 이번에 와디즈 펀딩에서는 42만 원으로 동일하다(슈퍼 얼리버드 기준). 게다가 이번 펀딩에서 유일한 컷어웨이 기타 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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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핑거스타일과 같은 하이 프렛 연주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글로리아 프레스티지도 괜찮은 선택이다. 또, 공연이나 찬양인도 등 픽업 사용 위주의 연주 환경이라면 더더욱 20만 원 이상 저렴한 글로리아 프레스티지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