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기타와 테일러 기타가 신제품을 출시하는 방식
- 악기 리뷰/통기타
- 2020. 2. 7. 17:42
통기타 업계의 라이벌 답게 마틴과 테일러는 이번 2020 윈터 남쇼(Winter NAMM SHOW)에서도 재미있는 컨셉의 기타들을 내놓았다. 언제나 혁신과 유행을 선도해온 두 브랜드이기에 이번 신제품도 많은 연주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작년인 2019년에는 두 브랜드 모두 모던과 빈티지의 조화를 추구했다면, 올해는 다소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서 더욱 호기심을 유발했다.
[악기 리뷰/통기타] - 테일러와 마틴 기타의 다른 듯 닮은 행보 - 빈티지와 모던 사이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
앞서 미래지향적인 모습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두 제품 모두 전혀 새로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통기타를 연주해온 내 입장에서는 어떤것이 먼저랄것도 없이 하나같이 어색한 모습이다. 흥미로운 점은 마틴과 테일러가 혁신에 가까운 신제품 기타를 출시할 때, 그 스타일이 정 반대라는 것이다.
SC-13E를 탑솔리드로 출시한 마틴 기타
마틴 기타의 팬이라면 이번에 출시한 SC-13E는 다소 충격적인 모습일 것이다. 비대칭의 바디 모양부터 시작해서 넥 힐이 없는 힐리스 디자인, 후판의 X 브레이싱까지 변하지 않은 것이 더 적을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기타다. 기존의 마틴 기타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상당한 모험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마틴은 이 제품을 탑솔리드로 출시 했다. 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엔트리급에 가까운 기타로 출시했다.
[악기 리뷰/통기타] - ALL NEW라고 부를 만한 마틴 기타의 2020 신제품 SC-13E
테일러 기타는 과감하게 800번대로 출시(816ce 빌더스 에디션)
반면 테일러 기타는 그들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800번대 모델로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런 패턴은 앤디 파워스가 수석디자이너로 부임한 이래로 쭉 이어지고 있다(심지어 V-class 브레이싱은 914ce부터). 이처럼 테일러 기타가 신제품을 상위라인부터 출시할 수 있는 것은 신흥 후발주자라는 배경에 있다.
[악기 리뷰/통기타] - 테일러 816ce 빌더스 에디션의 사운드포트 컷어웨이에 대하여..
연주자들이 후발주자인 테일러 기타에게 원하는 것은 전통적인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다. 따라서 혁신적인 디자인을 내놓을 때 마틴이나 깁슨보다는 자유롭다.
어쩌면 컨셉에 맞게 선택한 것일지도..
단순히 생각하면 위와 같이 전통있는 마틴은 변화에 보수적이라 엔트리부터, 후발 주자인 테일러는 혁신에 적극적이라 메인 시리즈부터 신제품을 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컨셉에 가장 적합한 라인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마틴 SC-13E의 경우 하이프렛 연주와 스테이지 사용의 편의를 내세우고 있다. 스테이지에서 픽업을 사용하는 경우에 울림이 좋은 올솔리드보다 탑솔리드나 합판기타가 피드백이 덜생겨서 용이한 점도 있는데 SC-13E는 그런 것도 염두해둔 것이 아닌가 싶다. 또, 공연용 기타는 험하게 다뤄지기 마련인데 관리하기 편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겠다.
반면 테일러 816ce의 커터웨이 사운드포트는 울림이 좋아야 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합판이나 탑솔리드의 엔트리급보다는 올솔리드 기타가 확실히 유리하다. 게다가 로즈우드 측후판 기타는 서스테인이 길고 배음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 컨셉에 잘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시장의 평가는 어떨까?
기타 덕후(?)의 입장에서 이런 신제품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언제나 냉정하다. 그리고, 이런 평가에 가장 중요한 항목은 역시 가격일 것이다. 과연 이 두 기타는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