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긴 코팅 기타줄의 대명사 엘릭서 스트링(폴리웹과 나노웹 차이)

  통기타는 비교적 스트링을 교체하기 수월한 악기다. 간단한 설명만 들으면 누구나 쉽게 기타줄을 갈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쉽게 교체가 가능함에도 수명이 긴 스트링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큰 것은 그만큼 통기타줄의 수명이 매우 짧다는 것의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스트링 제조사들은 코어나 랩 와이어의 금속 재료를 바꿔가면서 긴 수명을 위해 노력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음색 때문에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마틴 티타늄 코어 스트링이 대표적). 결국 연주자들의 귀에 익숙한 포스포 브론즈나 80/20 브론즈로 제작하면서도 수명을 길게 하기 위해선 스트링의 표면에 코팅을 입혀서 부식을 방지하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스트링/기타줄] - 기타줄 제조방식에 따른 음색과 연주감 차이(헥스코어, 라운드코어, 코팅 스트링)

 

기타줄 제조방식에 따른 음색과 연주감 차이(헥스코어, 라운드코어, 코팅 스트링)

기타줄에서 음색과 연주 감의 차이를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전 글에서 기타줄의 굵기(게이지)와 성분에 따른 차이를 언급했는데 그 못지않게 제조방식에 따른 차이도 크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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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팅 스트링의 선두주자 엘릭서

어느정도 사용한 기타줄의 표면 비교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들어 더 다양한 방식의 코팅 스트링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기타줄의 수명'에 있어서는 엘릭서가 아직도 가장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엘릭서는 고어텍스로 유명한 '고어'사의 스트링 브랜드다. 그들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특유의 코팅기술을 기타줄에 사용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기타줄의 수명은 왜 짧은 것이고, 엘릭서 스트링은 왜 수명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일까?

 

기타줄 수명이 짧은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타줄의 수명이 짧은 이유를 금속의 부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3~6번 줄에 사용하는 랩 와이어에 주로 사용하는 포스포 브론즈가 부식에 그리 약한 금속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짧은 수명을 보이는 이유는 손에서 나오는 땀이나 유분, 각질 등의 불순물 때문이다.

 

랩 와이어 사이에 불순물이 쌓이고 있다

  위 그림과 같이 연주하면서 묻은 불순물이 랩 와이어 사이사이에 쌓이면서 줄이 무거워진다. 그 영향으로 처음의 경쾌했던 진동이 둔해지고, 고음부 톤이 깎이는 현상이 일어난다. 기타줄의 수명이 한 달도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런 톤 다운에 예민한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불순물이 쌓인 채로 장시간 있으면 부식의 진행속도가 빨라지니 부식의 영향이 없진 않다. 

 

타브랜드의 코팅 스트링

코팅 사이에 불순물이 쌓인다

  타브랜드의 경우 3~6번줄의 랩 와이어를 코팅한 후 와운딩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 불순물이 쌓이는 현상을 막을 수 없다. 다만 랩 와이어에 코팅이 되어있어서 부식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손에 땀이 많은 연주자가 코팅 스트링을 사용하면서도 수명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엘릭서는 스트링 전체에 코팅을 입히는 방식

엘릭서는 스트링 전체를 코팅

  엘릭서는 타 브랜드와 다르게 와운드 시킨 후 코팅을 입히기 때문에 아예 불순물이 침투하기 힘든 구조다. 따라서 코팅이 벗겨지기 전까지는 톤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엘릭서의 세가지 코팅방식(폴리웹, 나노웹, 옵티웹)

코팅방식에 따른 음색 특성

  우수한 톤 지속성을 가진 엘릭서 스트링의 코팅 방식은 총 세 가지다. 사실 코팅의 방식이라기보다 두께의 차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폴리웹

폴리웹 80/20 브론즈

  세 가지 방식 중에 가장 두터운 코팅이다. 육안으로 보일 정도의 두터운 코팅은 전 브랜드를 통틀어 엘릭서의 폴리웹 밖에 없을 듯하다. 그 덕분에 가장 긴 수명을 자랑한다. 

 

  반면 연주 시 이질감이 매우 심하다. 터치 노이즈(코드를 바꿀 때 나는 끽끽 소리)가 거의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코팅 때문에 굉장히 미끄럽고, 코팅이 없는 스트링과 비교했을 때 연주 감의 차이가 심해서 선호하는 연주자가 많지는 않다. 

 

  두터운 코팅으로 인해 음색도 어둡고, 비교적 울림이 답답하다. 음색이 너무 어두워지는 것을 경계한 탓인지 포스포 브론즈 제품은 없고, 더 밝은 소리를 내는 80/20 브론즈 제품만 있다. 이 마저도 나노웹의 포스포 브론즈보다 어두운 음색을 띤다.

 

[스트링/기타줄] - 통기타줄 성분에 따른 음색 차이(80/20 브론즈 VS 포스포 브론즈)

 

통기타줄 성분에 따른 음색 차이(80/20 브론즈 VS 포스포 브론즈)

이 전 글에서 취향에 맞는 기타줄을 찾기 위한 첫걸음은 스트링 게이지(기타줄 굵기)를 선택하는 것이라 한 바 있다. 마음에 드는 스트링 게이지를 골랐다면 그다음은 본격적인 음색을 결정하는 기타줄의 성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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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웹

나노웹 80/20 브론즈

  연주 시 이질감이 큰 폴리웹을 개선하여 나온 방식이다. 흔히 타 브랜드와 같이 랩 와이어에 코팅을 입힌 후 와운딩 한 방식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과 다르다. 코팅의 방식은 같고, 두께가 얇다는 차이만 있다.

 

  폴리웹보다 코팅이 얇아져서 수명에서 손해를 보지만 코팅 때문에 느껴지는 이질감은 많이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촉감이 미끄러워서 엘릭서 특유의 연주 감은 남아있다. 

 

포스포 브론즈

  얇아진 코팅은 음색의 변화도 가져왔다. 전반적으로 울림이 경쾌해졌고, 음색이 밝아졌다. 그래서인지 포스포 브론즈와 80/20 브론즈 제품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옵티웹

 

  나노웹보다 더 얇아진 코팅방식이다. 연주감과 음색 모두 비코팅현에 가장 근접해졌으나 수명은 셋 중 가장 짧다. 아쉽게도 이 방식은 일렉기타 스트링에만 적용하고 있다. 아마도 랩 와이어가 굵은 통기타 줄에 이 정도로 얇은 코팅을 하면 불순물이 끼는 것을 막기 어려워서 수명 증가에 유효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수명이 길지만 가장 우수하다고 할 수는 없다

 

  엘릭서 스트링이 현존 기타 줄 중 가장 수명이 길다는 의견에는 그다지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기타줄이냐고 묻는다면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일단 미끌미끌한 엘릭서 특유의 연주감은 둘째로 하더라도 비코팅현에 비해 답답하게 울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좋게 표현하면 단정하게 정돈된 소리가 나지만, 카랑카랑하고 거친 소리를 원하는 연주자에겐 막을 하나 사이에 두고 듣는 느낌일 것이다. 이는 개선된 나노웹에서 조차도 느낄 수 있다.

 

  향후 엘릭서 또는 다른 스트링 제조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코팅 기술을 선보일까? 아니면 코팅 방식을 능가하는 획기적인 제조방식의 스트링이 나올까? 여러 브랜드의 다양한 스트링을 사용해보며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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