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NEW라고 부를 만한 마틴 기타의 2020 신제품 SC-13E

  마틴과 테일러 기타가 어쿠스틱 기타 시장의 유행을 선도하는 브랜드라는 말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만큼 매년 남쇼(NAMM SHOW)를 통해서 혁신에 가까운 신제품을 내놓고 있고,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20 윈터 남쇼에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글에서 소개한 대로 테일러 기타는 커터웨이 사운드 포트가 있는 816ce 빌더스 에디션을 선보이면서 올해도 혁신적 면모를 보였다. 이에 질세라 마틴 기타 역시 독자적인 바디와 브레이싱을 가진 SC-13E라는 모델을 신제품으로 내놓았다.

 

[악기 리뷰/통기타] - 테일러 816ce 빌더스 에디션의 사운드포트 컷어웨이에 대하여..

 

테일러 816ce 빌더스 에디션의 사운드포트 컷어웨이에 대하여..

테일러 기타는 앤디 파워스가 수석 디자이너로 부임한 이후 매년 파격적인 변화를 선보였다. 2018년에는 변화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V 클래스 브레이싱(V-class Bracing)을 소개했고, 2019년에는 새로운 바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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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SC-13E의 이름으로 알 수 있는 점들

  테일러 기타와 마찬가지로 마틴기타 역시 제품명만 봐도 어떤 스펙인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먼저 '13'이라는 숫자에서 마틴의 로드시리즈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로드 시리즈는 멕시코산 저가 라인인데 10~13번대 기타들이 여기에 속한다. C는 커터웨이(Cutaway)를 의미하고 E는 일렉트릭, 즉 픽업 장치를 의미한다. 즉, 커터웨이가 되어있고, 픽업이 있는 로드시리즈 기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바디 모양을 알 수 있는 첫 글자 'S'가 생소하다. 2020 윈터 남쇼에서 처음 소개되는 바디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비대칭 바디가 눈에 띄는 첫인상

비대칭 바디

  마틴 SC-13E를 처음보면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하단부 비대칭을 의식할 것이다. 흡사 일렉기타와 비슷해 보이는 이 비대칭의 바디가 S 바디의 가장 큰 특징이다. 팔꿈치가 닿는 부분은 폭이 좁고, 그 반대쪽은 길어서 훨씬 더 편안한 연주 감을 느낄 수 있다(바디 깊이는 000 바디와 같다). 

 

  흥미로운점은 13 프렛 넥 조인트라는 점이다. 팔꿈치가 닿는 바디 하단부의 부피를 줄인 만큼 상단부를 더 보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기타를 세워놓고 보면 바디의 모양이 마치 'S'와 흡사하다(물론 그래서 S바디인지는 알 수 없다). 14 프렛 조인트보다 하이 프렛 연주가 힘들지 않을까 싶지만, 하이 프렛을 연주할 때 엄지의 위치는 13 프렛까지만 와도 충분하다고 계산한 듯하다. 그리고, 이런 추측은 기타의 뒷면을 보면 확신에 가까워진다. 

 

힐리스(Heelless) 디자인

힐리스 디자인

  기타의 뒷면을 보고 가장 놀랐던 것은 넥 힐이 아예 없다는 점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넥이 접합되는 바디의 일부를 비스듬히 깎아 놓았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의 통기타에 비해 굉장히 편안하게 하이프렛 연주를 할 수 있다. 마틴은 이 것을 Sure Align 넥 시스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넥 조인트 방식을 바꾼 것은 아닐까 추측하면서 스펙 시트를 봤는데 기본적으로는 도브테일 넥 조인트다. 아마도 도브테일 넥 조인트와 그것을 보강할만한 몇 가지 장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방식으로 인해 넥 교체도 손쉬워졌다고 한다.

 

하이프렛 연주를 손쉽게 할 수 있다

  반면 기타의 장력을 버텨주는 역할을 하는 넥힐이 없기 때문에 넥이 쉽사리 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하이 프렛 연주 편의성에 대한 기대보다 이런 걱정이 더 앞선다. 마틴 역시 그 점을 염려해서인지 커스텀 라이트 게이지(.011~.052) 사용을 추천하고 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SC-13E는 하이 프렛 속주 연주를 즐기고, 스테이지 공연을 많이 하는 하이퍼포머라는 확실한 타깃을 갖고 탄생한 기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뉴 브레이싱의 탑솔리드 기타

시트카 스프루스 탑솔리드

  연주 감에 집중한 콘셉트 때문인지 이 기타는 시트카 스프루스 탑솔리드로 출시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가격($1,899)이 그다지 저렴하지 않은 것은 측후판을 코아 합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제품을 찾는 타깃을 염두해서 외관이 화려한 목재를 사용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그렇다고 해서 통 울림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톤 텐션 X 브레이싱'이라 하여 새로운 브레이싱을 적용했는데 X브레이싱의 고음부(1번 줄 쪽)를 스캘럽 한것이 포인트다. 즉, 저음부와 톤 브레이스는 논 스캘럽이다. 생각대로라면 고음부가 더 밝고 가볍게 울리면서도 저음부는 단단하고 묵직한 소리를 낼 것이다. 한 가지 의문점은 양쪽의 X 브레이싱이 많이 차이 나면 기타의 밸런스 유지가 어려울 것도 같은데 이 점을 어떻게 해결했냐 하는 것이다. 어쩌면 양쪽의 바디 길이가 다르다는 점까지 염두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만 해볼 뿐이다.

 

후판도 X 브레이싱을 하고 있다

  또, 후판 역시 X 브레이싱을 하고 있는데 기존의 브레이싱보다는 울림이 자유로워 보인다. 합판의 울림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보이는데 처음 보는 브레이싱이다 보니 직접 쳐보기 전까지는 판단할 수 없을 듯하다. 

 

[통기타 지식in] - 스캘럽드 브레이싱과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의 특징 및 장점과 단점

 

스캘럽드 브레이싱과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의 특징 및 장점과 단점

앞서 테일러 기타의 V-Class 브레이싱을 소개하면서 글 말미에 마틴의 X 브레이싱과 같이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X 브레이싱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아쉽게도 100년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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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너가 내장된 피쉬맨 MX-T픽업을 기본 장착

사운드홀 안쪽에 튜너가 장착되어 있다

  SC-13E는 컨셉에 충실하게 픽업이 기본 옵션이다. 장착된 픽업은 작년에 로드 시리즈 기타에 장착했던 피쉬맨 MX-T 이다. 튜너가 포함되어있다는 점과 튜너의 온오프로 뮤트를 할 수 있다는 점 말고는 큰 특이점이 없는 저가형 픽업이다.

 

가격적 매리트는 그다지..

SC-13E

  마틴 기타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바디를 선보이며 2020 윈터 남쇼에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가격 포지션이 애매하게 느껴진다. 마틴의 올솔리드 마호가니 기타인 D-15M, 000-15M과 같은 15 시리즈 기타보다 $250 더 비싸다. 게다가 2017년 신제품인 '스트리트 마스터'보다도 $100 더 비싸다. 스트리트 마스터 기타들의 가격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SC-13E의 국내 가격은 24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탑솔리드 기타로는 매우 비싼 가격이다. 물론 픽업이 없고, 컨셉이 완전히 다른 기타이지만 탑솔리드 기타 치고 가격이 비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SC-13E의 하이프렛 연주

  SC-13E의 컨셉대로 라이브 스테이지나 하이 프렛 연주 편의에 초점을 맞추면 팬더 어쿠스타소닉 텔레캐스터(Acoustasonic Telecaster)도 눈에 띈다. 물론 가격이 더 비싸지만 하이 프렛 연주나 라이브 편의성만 놓고 보면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렇다면 역시 통기타의 본질인 통소리가 얼마나 받쳐줄지가 관건이겠다.

 

사진 출처 : 마틴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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