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터의 세번째 와디즈 펀딩은 미니 기타 올 뉴 마이노

  2020년, 두 번의 와디즈 펀딩에서 흥행몰이를 했던 크래프터가 2021년 1월에도 새 기타로 돌아왔다. 바로 직전 펀딩을 '1.5차'라고 칭한 바 있어서 이번 펀딩을 '2차'라고 할 줄 알았는데 크래프터 측에서도 3차 펀딩으로 안내하고 있다. 뭐 어쨌건 크래프터 기타의 세 번째 펀딩이다. 

 

보기 좋게 빗나간 예상

  지난 글에서 이번 펀딩에 나올 기타에 대해서 예상한 바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펀딩을 할 것이라는 사실 말고는 다 틀렸다. 예상이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대목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흥행을 생각한다면, 나 역시도 이번 펀딩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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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터 마인드 W 100 LTD로 예상하는 와디즈 2차 펀딩

나는 와디즈와 같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통기타를 구입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하지만, 기타 업체들의 펀드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이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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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마이노?

와디즈 펀딩에 소개된 올 뉴 마이노

  이번 펀딩에 소개 된 새 기타는 '올 뉴 마이노'다. 이미 2019년 신제품으로 출시된 마이노 기타에서 목재와 브레이싱, 넥 쉐입, 픽업 등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기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이 개선되었으니 "올 뉴"라는 수식을 붙일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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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기타, 혹은 주니어 기타는 저렴한 엔트리급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예전에 국산 브랜드 대부분은 미니 기타를 합판으로 생산했다. 그나마 2010년대 초(아마도 슈퍼스타 K 이후), 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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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사양

마이노 코아와 마이노 로즈의 목재 스펙

  펀딩에 나온 마이노 기타는 올 아카시안 코아와 엥겔만 스프루스&로즈우드 조합 이렇게 두 가지다. 두 기타 모두 탑솔리드(상판만 원목)다. 가격은 40만 원 중후반대(슈퍼얼리버드 기준)로 탑솔리드의 미니기타 치고는 매우 비싼 가격이지만, 그만큼 고급 사양이 녹아있다.

 

암레스트 베벨 컷(Armrest Bevel cut)

마이노 로즈 베벨컷의 모습

  미니 기타 베벨 컷이 필요할까 싶지만, 그 크기상 팔꿈치가 아닌 팔뚝이 모서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베벨 컷이 더 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실제로 연주해보면 굉장히 편안하지만, 가격 상승 요인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그리 선호하진 않는다. 요즘에는 20만 원대 기타에도 흔히 보이는데 얼마나 깔끔하게 마감을 해내느냐가 관건이겠다. 

 

목재 바인딩과 사운드홀 로제트

고급스러운 바인딩이 들어가있다

  와디즈 펀딩 페이지에 사진을 자세히 보면 바인딩이 상당히 고급스럽다. 목재 바인딩이 겹으로 되어있는데 보통은 고가의 기타에 들어가는 옵션이다.

 

  사운드홀 로제트 역시 측후판 목재와 잘 매칭 시켜서 베벨 컷과 더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피에조&콘덴서 마이크 듀얼 소스 픽업

듀얼 소스 픽업인 DS-2

  이미 이전 펀딩에서도 소개된 적 있는 크래프터의 듀얼 소스 픽업인 DS-2가 장착되어 있다. 과분한 사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미니 기타로 공연하는 연주자도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반길만한 요소다. 다만, 픽업을 선택할 수는 없어 보인다.

 

  간혹 아직도 크래프터 픽업 소리를 깡통소리, 물먹은 소리 등으로 비하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제는 조금 오래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가격(단품 가격)에 비해 훌륭한 소리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아주 얇은 무광 마감

얇은 무광 마감

  미니 기타 대부분은 작은 크기에서 오는 울림 손실을 보완하기 위해 무광 마감을 사용한다. 마이노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도 나뭇결이 느껴질 정도의 얇은 마감이다. 

 

  이렇게 하면 작은 기타라도 시원한 울림을 느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습도 관리면에서는 까다롭다. 또, 무광 기타 특유의 벙벙 거리는 소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연주자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상판은 유광으로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가격적 매리트를 고려해야 하는 크래프터는 이미 이 실험을 해보고 결정을 내렸을지도 모르겠다.

 

슬로티드 헤드의 단점

슬로티드 헤드

  최근 크래프터의 신제품은 슬로티드 헤드(클래식 기타와 같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른 것보다도 심미적 이유가 클 것이다. 실제로 대중의 인기도 뒷받침이 되니 크래프터에서 이 헤드 디자인을 계속해서 선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슬로티드 헤드는 상대적으로 튜닝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헤드머신을 조금만 돌려봐도 그리 자연스럽진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먼지가 많이 낀다는 단점은 뒤로 하더라도 튜닝이 불안정하다는 것은 연주자의 입장에서 매우 아쉽다. 게다가 마이노와 같이 스케일이 짧은 미니기타들은 인토네이션(소위 말하는 피치)이 불안하기 때문에 정확한 튜닝에 더욱 민감하다. 왜 대부분의 기타에 슬로티드 헤드를 사용하지 않는지를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별도의 언급이 없는 파츠 재질

플라스틱 핀으로 추측

  제품 사진을 보다가 브릿지핀이 눈에 띄였는데 아무래도 플라스틱 핀으로 보인다(추측). 기왕 고급화를 하는 김에 브릿지핀도 에보니와 같은 목재 브릿지핀을 썼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브릿지핀의 재질도 확신할 수 없지만 너트와 새들의 재질은 사진으로 식별하기 어려웠다. 너트와 새들, 브릿지핀의 재질도 아주 기본적인 스펙인데 늘 언급이 없는 것은 늘 아쉽다.

 

중국 OEM 생산 기타로 어떤 성적을 낼지?

중국 OEM 방식의 마이노

  이번에 와디즈 펀딩에 올라온 올 뉴 마이노는 앞서 펀딩 했던 기타들과 다르게 중국 OEM 생산 기타다. 아무래도 만듦새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같은 중국 OEM이었던 기존의 마이노 시리즈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가격 대비 무난하지만 국내 생산 기타만큼의 무결점 마감처리까지는 아닐 것이다(꾸준히 기술 공유를 하고 있다고 하니 더 나아졌길 기대한다). 

 

  이 사항을 앞서 언급했던 단점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가격 때문이다. 만약 이 모든 사양을 갖추고 국내 생산이었다면 가격이 20만 원 가까이 더 뛰었을 것이다. 결국 더 괜찮은 가격대 성능비를 위해 중국 업체에 OEM을 맡긴 것이니 단점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탑솔리드의 중국산 미니기타가 40만 원 중후반대라고 하면 이 역시 저렴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아무리 고급 사양으로 무장했더라도 말이다. 

 

여성 연주자를 타켓팅으로 한듯한 광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크래프터의 세 번째 와디즈 펀딩도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간 크래프터가 쌓아온 신뢰와 구매욕을 자극하는 예쁜 디자인은 올 뉴 마이노에도 유효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타겟팅(아마도 여성 연주자들)이 제대로 된 광고도 유효해 보인다. 아마도 대부분 비슷한 나와 비슷한 생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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