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속 통기타 사운드 샘플이 의미 없는 이유

  요즘 "이 기타 어때요?" 하는 질문을 하며 유튜브 영상을 보내시는 분들이 늘었다. 예전에는 이런 문의가 엔트리급 기타에 한정된 편이었는데 요즘은 100만 원 근처, 혹은 그 이상의 기타에서도 나타난다. 이제는 통기타 같은 악기들도 온라인 구매가 대세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나는 직접 쳐보지 못한 기타에 대한 답은 피한다. 그러면 "영상이 있으니 소리가 어떤지는 말해줄 수 있잖아요?"와 같은 질문으로 다시 돌아온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이 질문의 답을 피하는 것은 유튜브 영상으로는 소리를 판단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소리를 듣는 기기와 환경이 모두 다르다

 

스피커와 이어폰

 

  일단 음향기기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 쉽게 얘기하면 질문자와 나는 다른 스피커(헤드폰, 이어폰도 포함)를 사용하고 있어서 이미 듣고 있는 소리부터 다르다는 얘기다. 서로 다른 소리를 듣고, 같은 기타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난센스다. 

 

  또, 소리는 공간(룸 어쿠스틱)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 된다. 같은 스피커를 사용하더라도 누군가는 원룸, 누군가는 큰 거실에서 듣는다면 그 차이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수많은 음향기기와 환경 속에서 서로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레코딩 환경이 일정하지 않다

 

콘덴서 마이크

 

  같은 기타의 사운드 샘플이지만 A업체와 B업체의 소리가 완전히 다른 것을 경험하신 분도 있을 것이다. 앞선 내용과 같은 맥락으로 레코딩 장비와 룸 어쿠스틱 환경으로 인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믹싱&마스터링 방식 차이는 덤이다). 설령 장비와 공간이 같다고 해도 마이크를 놓는 위치만으로도 수음되는 소리는 크게 바뀐다

 

  이는 같은 업체의 영상끼리도 비교하기 힘든 이유가 된다. 소리가 일관성을 가지려면 매번 녹음을 할 때마다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같은 위치에 마이크를 놓고 같은 각도로 기타를 안고 쳐야 한다. 통기타 레코딩을 심도 있게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사운드 샘플을 연주한 사람은 나와 다르다

 

  같은 기타라도 연주자에 따라 굉장히 다른 소리가 난다. 연주자마다 피크를 쥐는 그립, 스트럼을 하는 폭이나 강도, 손톱의 모양이나 뜯는 방식 등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다. 당연히 내가 연주했을 때는 샘플 영상의 연주자가 연주했을 때와 다른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직접 연주해보고, 최종 결정을 하자

  위와 같은 이유로 유튜브의 사운드 샘플 영상은 기타 소리를 판단하는데 거의 도움이 안된다. 게다가 넥감을 포함한 연주감 또한 중요한 구매 포인트이므로 구매 직전엔 꼭 직접 연주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불가피하게 온라인으로 구입해야 한다면 꼭 환불규정을 미리 숙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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