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소리가 돋보이는 통기타줄 ghs 빈티지 브론즈 스트링

  맛있는 반찬을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먹는 느낌이랄까? 가장 기대됐던 기타 줄인 ghs 빈티지 브론즈 스트링을 이제야 걸어보게 됐다. 이 달에도 다른 줄부터 쓰고, 한 달 더 미룰까 하다가 궁금함을 이기지 못해 조금은 충동적으로 기타 줄을 교체했다. 물론 직전에 사용했던 옵티마 골드 스트링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은 탓도 있다. 정확히 말하면 딱 생각만큼이다(지난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스트링/기타줄] - 순금(24K)으로 코팅한 기타줄 - 옵티마 골드 스트링

 

순금(24K)으로 코팅한 기타줄 - 옵티마 골드 스트링

기타줄의 톤과 수명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많은 스트링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굉장히 다양한 성분과 제조방식을 가진 기타줄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 코팅이나 도..

acousticchaser.tistory.com

 

  개인적으로 ghs 스트링을 사용해본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조금 더 보편적인 성향인 포스포 브론즈를 먼저 사용해볼걸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 ghs가 추구하는 음색과 빈티지 브론즈의 음색을 비교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이 글에서는 빈티지 브론즈의 음색에 대해서만 느낀 대로 간단히 적어볼 생각이다.

 

빈티지 브론즈의 성분

ghs 빈티지 브론즈 스트링

  현재 기타줄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금속은 구리와 주석, 인의 합금인 포스포 브론즈와 구리와 아연 합금인 80/20 브론즈(정확히는 브라스)다. ghs의 빈티지 브론즈는 구리와 아연의 합금이라는 점에서 80/20 브론즈와 같지만 혼합비가 85/15로 구리의 비율이 더 높다. 그래도 기본 성분이 80/20 브론즈와 같기 때문에 특징이 유사하지 않을까 추측할 수 있다. 

 

[스트링/기타줄] - 통기타줄 성분에 따른 음색 차이(80/20 브론즈 VS 포스포 브론즈)

 

통기타줄 성분에 따른 음색 차이(80/20 브론즈 VS 포스포 브론즈)

이 전 글에서 취향에 맞는 기타줄을 찾기 위한 첫걸음은 스트링 게이지(기타줄 굵기)를 선택하는 것이라 한 바 있다. 마음에 드는 스트링 게이지를 골랐다면 그다음은 본격적인 음색을 결정하는 기타줄의 성분을..

acousticchaser.tistory.com

 

다섯 가지의 스트링 게이지를 선택할 수 있다

ghs 빈티지 브론즈 포장의 앞면과 뒷면

  ghs의 겉포장은 비닐로 되어있는데 뒷면에는 꽤 상세하게 스트링에 대한 안내가 적혀있다. 빈티지 브론즈는 모두 다섯 가지의 스트링 게이지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그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라이트 게이지를 선택했다. 같은 라이트 게이지라도 제조사에 따라 3번 줄이나 6번 줄의 굵기가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ghs는 마틴과 같이 6번 줄 게이지가 0.054인치다. 

 

[스트링/기타줄] - 기타줄 굵기(게이지)에 따른 음색 차이

 

기타줄 굵기(게이지)에 따른 음색 차이

기타줄을 구입하려고 검색해보면 기타만큼이나 굉장히 다양한 기타줄이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브랜드도 다양한 데다가 같은 브랜드의 기타줄이라도 굵기나 성분, 제조방식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 물론 모든 기..

acousticchaser.tistory.com

 

의외의 단점

ghs 스트링의 낱줄 포장

  ghs 빈티지 브론즈는 낱줄 포장도 모두 비닐로 되어있다. 밀봉이 잘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포장을 뜯기가 어렵다. 따라서 위의 사진과 같이 낱줄 포장의 한쪽에 칼집(?)을 내놓았다. 문제는 모든 봉투가 깔끔하게 나있지는 않았다. 내 경우에는 세 개의 봉투에 표식이 없어서 가지고 있던 니퍼로 포장을 뜯었다. 소리가 좋으면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할 수 있겠지만, 포장의 마감은 조금 아쉽다.

 

음색 특징

빈티지 브론즈는 밝은 색상을 띈다

  빈티지 브론즈로 줄을 교체하고 보니 흰빛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밝은 색이다. 직전에 사용했던 옵티마 골드 스트링의 금빛과 비교하면 더 그렇다. 바로 옆에 놓고 비교하지 않아서인지 80/20 브론즈와의 차이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소리도 색상만큼이나 밝은 소리가 났다. 중고음역이 마치 종소리같이 청아하게 울리고, 다소 날리는 느낌도 있다. 반면 포스포 브론즈와 달리 저음의 울림은 절제되어있고, 펀치감이 떨어져서인지 상당히 부드러운 소리가 난다. 조금 의아한 것은 ghs 스트링의 홈페이지에서는 빈티지 브론즈를 가장 따뜻한 소리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따뜻한 소리는 어두운 소리와 일맥상통하는데 나의 느낌과는 정반대다.

 

  ghs의 멘트를 이해하기까지는 며칠의 시간이 걸렸다. 연주를 거듭할수록 날리던 소리가 차분하게 정돈되기 시작했고, 처음에 밝고 차갑다고 느꼈던 소리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고음역이 살짝 죽으면서 포근함이 느껴졌는데 ghs는 이것을 따뜻하다고 표현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종소리 같은 울림은 여전해서 중음역이 도드라진다. 제법 빈티지 콘셉트에 제법 충실한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포 브론즈보다 따뜻한 소리까지는 아닌듯 한데 이는 ghs의 포스포 브론즈 스트링을 직접 사용하면서 비교해봐야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추천한다면?

 

  내가 빈티지 브론즈를 걸어본 기타는 마틴 D-35MP다. 저음 성향이 강한 기타인데 빈티지 브론즈의 특징과 상호보완되면서 제법 밸런스 있는 소리가 났다. 이 점으로 미루어보아 저음의 부밍이 심한 기타에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또, 음색의 특성상 마틴 D-18이나 깁슨 J-45와 같이 측후판이 마호가니로 된 기타에 걸면 특유의 텅텅거리는 소리를 더 극대화할 수 있을 듯하다.  

 

  저음이나 펀치 사운드가 돋보이는 스트링은 아니기 때문에 아르페지오보다는 스트로크 위주의 연주자들이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독특한 중음역 덕분에 아르페지오 소리도 꽤 괜찮았다. 확실히 무난하기보다는 개성 있는 소리기 때문에 포스포 소리가 질리는 분들께도 조심스레 추천한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