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줄 굵기(게이지)에 따른 음색 차이

  기타줄을 구입하려고 검색해보면 기타만큼이나 굉장히 다양한 기타줄이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브랜드도 다양한 데다가 같은 브랜드의 기타줄이라도 굵기나 성분, 제조방식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 물론 모든 기타줄을 다 써보고 그 줄의 특징에 대해 스스로 파악하면 제일 좋겠지만, 어느 정도 물리적 특성에 따른 음색을 파악하면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다. 

 

  처음에는 기타줄 음색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한 번에 정리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기타줄의 굵기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눠서 차례로 다룰 예정이다.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브랜드 고유의 음색은 배제하고, 최대한 기타줄 굵기에 대한 영향만 담았다. 아무쪼록 초보 기타 연주자들의 길잡이가 되면 하는 바람이다.  

 

게이지에 따른 제품 구분

게이지에 따른 기타줄 굵기(출처 : 엘릭서 스트링)

  기타줄의 굵기는 게이지로 나타내는데 인치 단위를 쓴다. 위 표의 게이지 항목과 같이 '라이트 게이지', '미디엄 게이지'와 같이 표현하기도 하고, 1번 줄의 굵기인 '. 012 게이지', '. 013 게이지'와 같이 표현하기도 한다. 1번 줄의 굵기가 같은 스트링이 있어서 불편할 것 같지만, 라이트-미디엄이나 HD라이트는 일반적으로 자주 쓰는 줄이 아니라 출시하지 않은 제조사도 많은 것을 감안하면 통용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상식과 같이 줄은 굵어질수록 성량이 커지고, 저음이 풍부해진다. 대신 음을 지속하는 서스테인이 짧아지고, 배음이 단조로워진다. 또, 연주감에 영향을 주는 장력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아래에는 각 게이지의 특성과 어울리는 연주자에 대해 간단히 서술했다.

 

엑스트라 라이트

  일렉기타줄과 비슷할 정도로 매우 가늘다. 그 덕분에 줄이 유연하고, 장력이 약하다. 속주를 하기에 좋고, 밴딩을 하기 편리해서 일렉기타 연주자들이 종종 사용한다. 그러나 줄이 가늘수록 성량이 작아지고, 저음이 빈약해져서 일반적인 통기타 연주자에게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커스텀 라이트

  가장 많이 사용하는 라이트게이지보다 가늘어서 고음이 부각되고 배음이 화려하다. 또, 장력도 더 약한편이어서 연주 감이 좋아 핑거스타일 연주자들이 선호할만한 줄이다. 또, 라이트 게이지의 장력이 부담스러운 초보 연주자나 속주 위주의 연주를 하면서 저음 손실은 최소화하고 싶은 연주자에게도 추천한다. 엑스트라 라이트 게이지 만큼은 아니라도 성량이 작아지고 저음이 약해진다는 단점은 여전히 있어서 용도에 맞게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담이지만 프렛이나 줄높이 등 불완전한 펙토리 세팅을 덮어버리려 가는 줄을 쓰는 제조사들도 있다. 물론 원가 절감음 덤이다. 가는 줄을 사용했을 때 연주 감이 좋다는 착각을 할 수 있는데 기타를 구입할 때 어떤 게이지의 줄이 걸려 있는지 잘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라이트

  현재 통기타 기타 시장에서 표준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모든 연주자에게 두루두루 만족을 줄 수 있는 범용적인 게이지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개성이 없는 줄이니 정답은 없다. 대부분의 기타가 공장 출고시 라이트 게이지를 걸고 나오고, 악기점에서 "기타줄 주세요"라고 했을 때 받게 될 정도로 널리 쓰인다. 개인적으로도 기타를 비교할 때나 줄 높이 셋업을 할 때는 항상 라이트 게이지를 사용한다. 

 

  스트링 제조사에 따라서 3번줄과 6번 줄을 각각 0.025와 0.054로 제조하기도 한다. 굵기 차이가 0.001인치의 미세한 차이지만 저음을 강조하고 싶은 브랜드들이 조금 더 굵게 만드는 느낌이다. 

 

라이트-미디엄

  라이트-미디엄은 1~3번 줄은 라이트 게이지, 4~6번 줄은 미디엄 게이지와 같은 게 특징이다. 고음의 청량함은 유지하면서 저음의 풍성함도 얻고 싶을 때 사용하는 줄이다. 제조사에 따라서 블루그래스 게이지로 표현할 정도로 이 장르에 특화 되어있다. 저음현의 장력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핑거스타일과 같이 복잡한 운지를 많이 해야하는 연주자들에겐 연주 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또, 장력이 기타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GA나 OM 이하의 작은 바디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미디엄

  미디엄 게이지는 엠프나 PA 시스템 없이 큰 성량을 필요로 할 때 유용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성량이 크고, 저음도 풍성하다. 하지만 서스테인도 짧고, 배음이 단순해져 핑거 사운드는 건조하고 텁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야말로 강한 스트로크 연주자에게 특화된 줄이다. 

 

  마틴이나 테일러 등 일부 제조사의 드레드넛 혹은 점보 바디에 팩토리 세팅으로 사용된다. 물론 내구성에 자신이 있어서겠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론 어떤 기타든 상시로 미디엄 게이지를 사용하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기타의 상판이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나고, 불완전한 온습도의 환경에서 사용했을 때 변형을 가져오는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작은 바디의 기타에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라이트와 미디엄이 있으면 헤비 게이지도 있지 않을까 생각 할 수 있다. PA 시스템 없이 큰 성량을 내야 하던 시절 잠시 유행했지만, 기타에 너무 큰 무리를 주기 때문에 현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HD 라이트

  HD 라이트 게이지는 테일러의 수석 디자이너 앤디 파워스의 제안으로 제작된 게이지다. 1, 2번줄은 미디엄 게이지와 같고, 3번 줄은 라이트와 미디엄의 중간, 4~6번 줄은 라이트 게이지와 같다. 날리는 듯한 고음을 보완하고, 힘 있고 뻗는 소리를 내기 위함이란다. 그러나 테일러 특유의 화려한 배음이 반감되는 단점이 있다. 지금은 테일러도 출고 시 보통의 라이트 게이지를 사용할 정도로 조금 어중간한 스트링이 아니었나 싶다.   

 

취향에 맞는 기타줄을 찾는 첫걸음

 

  각 스트링 게이지의 특징을 간단히 정리했다. 자신의 취향에 잘 맞는 기타줄을 찾는 것은 스트링 게이지의 선택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야말로 시작에 불과하다. 기타줄의 성분이나 제조방식에 따라 더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 이런 요소들의 조합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음색을 가진다. 

 

  속편에서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던 나머지 요소들을 소개하고, 기회가 된다면 각 브랜드에 대한 주관적인 음색 성향도 남겨 보겠다.

 

번외) 낱줄을 구입할 땐 1번 줄과 3번 줄을 많이 구입하자

  많은 사람들이 줄 교체를 염두하는 타이밍은 줄이 끊어졌을 때다. 사실 기타줄 교체는 줄이 끊어지기 전 피치나 톤 다운이 일어났을 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변칙 튜닝이나 기타 보관을 이유로 줄을 풀었다 조였다를 자주 반복하면 그보다 빨리 끊어지기도 하는데 그럴 땐 낱줄 교체도 고려할 수 있다.

 

  위 표를 보면 라이트 게이지를 기준으로 3, 4,5번줄의 장력이 다른 줄보다 세다. 그런데 3번 줄의 코어(중심선)는 1번 줄과 동등 혹은 그 이하로 가늘다. 그래서 3번 줄이나 1번 줄이 가장 잘 끊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낱줄 교체를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사용기간이 짧더라도 교체한 줄과 안 한 줄의 톤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낱줄 교체를 원한다면 다른 줄보다 1, 3번 줄을 많이 구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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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줄 성분에 따른 음색 차이(80/20 브론즈 VS 포스포 브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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