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24K)으로 코팅한 기타줄 - 옵티마 골드 스트링
- 스트링/통기타줄
- 2019. 10. 16. 02:05
기타줄의 톤과 수명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많은 스트링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굉장히 다양한 성분과 제조방식을 가진 기타줄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 코팅이나 도금을 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소개할 기타줄은 무려 24캐럿 순금으로 도금한 옵티마 골드 스트링이다. GHS의 빈티지 브론즈를 구입할 때 함께 담았는데 순금 도금이라는 파격적인 컨셉이 너무도 궁금해서 먼저 걸어봤다.
옵티마 스트링
어쩌면 통기타를 꽤 오래 연주해온 사람들에게도 그리 익숙한 이름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독일 브랜드인 옵티마는 고급 수제를 지향하는 잔뼈가 굵은 스트링 전문 브랜드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기타 줄뿐만 아니라 바이올린이나 첼로, 벤죠, 만돌린, 하프 등 대부분의 현악기의 스트링을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싼 가격
고급 수제품을 지향하는 브랜드이고, 순금으로 도금한 제품이니 가격 걱정을 안할수 없다. 옵티마 골드 스트링은 정가가 약 24,000원인데 엘릭서 포스포 브론즈와 비슷하다. 하지만 많은 물량을 쏟아내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 최저가도 정가와 별 차이가 없어서 체감 가격은 더 비싸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마틴이나 엘릭서와 같은 3팩 제품도 없으니 온전히 한 세트 당 24,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포장도 고급?
옵티마 골드 스트링은 여닫을 수 있는 반투명 비닐 케이스로 포장되어있다. 비닐 케이스는 재사용이 가능하겠지만 밀봉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도 부식에 강한 금이니 도금이 꼼꼼하게 되어있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흥미로운건 속지다.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함인지 속지가 유광으로 되어있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무광의 얇은 종이를 속지로 사용하는데 기타 줄 주변의 습기를 흡수해서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기 위함이란다. 옵티마의 유광 속지는 이런 역할에 있어서는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정보의 부족 - 80/20 일까, 포스포 브론즈일까?
조금 아쉬운 점은 옵티마 골드 스트링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다. 순금 도금보다 중요한 것은 랩 와이어(Wrap Wire) 자체의 성분인데 케이스 어디에서도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보통 구체적인 수치는 없더라도 '80/20 브론즈', 또는 '포스포 브론즈'라는 단어 정도는 언급하기 마련인데 그마저도 없다. 그저 뒷면에 여섯 줄의 게이지가 나열되어 있을 뿐이다. 게다가 앞면에는 커다랗게 '24캐럿 골드'라는 점만 강조해두어서 마치 금으로 만든 기타 줄인가 하는 착각까지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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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마 스트링 홈페이지나 카탈로그에도 정보가 없기는 매한가지다. 오직 소리로만 평가받고 싶어하는 것일까 생각도 해보지만 그런 것 치고는 24캐럿 금을 너무 강조하고 있어서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번쩍번쩍 금빛 외관
고급스러운 유광 속지에 들어있는 금색 기타줄 단연 돋보인다. 거기에 검은색 볼엔드로 마무리해서 화려하면서도 단아해 보인다. 사진 속 기존에 걸려있던 기타 줄은 DR 썬빔(포스포 브론즈)인데 옵티마 골드 스트링과의 색상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어찌 보면 80/20 브론즈와 비슷해 보이지만 더 노랗고 빛난다(당연한 이야기를...).
엘릭서 스트링과 같이 전체를 코팅하는 방식은 아니고, 랩 와이어에 순금을 도금한 다음에 와운딩을 한 것이다. 또, 랩 와이어가 없는 1, 2번 줄은 금도금이 안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6줄 모두 도금이 되어있다. 줄 교체가 끝날 무렵 이전보다 더한 설렘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금' 때문이었을까?
음색 및 연주 감
옵티마 골드 스트링으로 교체한 직후 처음 연주했을 때 줄이 가볍게 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영향인지 소리도 상당히 밝은 편이다. 게다가 배음도 화려해서 핑거스타일 연주자들이 꽤 좋아할 것도 같다.
핑거스타일 연주자들이 선호할만한 사항이 또 있다. 바로 낮은 장력 감이다. 실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장력이 상당히 약하게 느껴져서 연주 감이나 음색이 마치 숏 스케일 기타를 치는 듯했다. 그렇다고 빈티지한 음색이라 하기엔 애매한 이유는 화려한 배음 때문이다. 상당히 독특한 느낌인데 이것이 금도금의 효과인가 싶기도 하다.
낮은 장력 때문에 유심히 보게 되는 것은 6번 줄 게이지 수치다. 대부분 브랜드의 라이트 게이지 6번 줄이 0.053, 또는 0.054인치인데 반해 옵티마 골드 스트링은 0.052인치다. 장력이 약하게 느껴지는 데다 6번 줄이 가늘기도 하니 저음이 많이 부족하진 않을까 우려했는데 꽤 풍성하게 울렸다. 이 대목에서 금도금이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또, 다른 코팅현들처럼 연주 시 이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피킹이나 핑거링을 할 때 서걱거리는 느낌이 상당히 기분 좋게 다가왔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과연 코팅현들 만큼 수명이 나와주느냐 하는 것이다.
수명 증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아직 더 사용해봐야 하겠지만 수명은 다른 코팅현들에 비해서는 짧으리라 예측한다. 기타 줄이 먹먹해지는 것은 금속의 부식보다는 랩 와이어 사이사이에 끼는 땀과 노폐물들 때문이다. 물론 더 오래 사용하면 부식이 오긴 하겠지만 1차적인 원인은 부식이 아니라는 말이다. 기타줄 전체를 코팅해서 노폐물이 끼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엘릭서 스트링이 수명이 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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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골드 스트링은 랩 와이어 사이에 끼는 땀과 노폐물을 막지 못한다. 게다가 피킹이나 핑거링 등으로 도금이 벗겨지기 시작하면 금보다 구리가 먼저 산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부식이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 얼마나 꼼꼼하고 두껍게 도금이 되었느냐가 관건이겠다. 만약 이런 나의 예측과 다르게 옵티마 골드 스트링이 매우 긴 수명을 보여준다면 이 글 말미에 다시 업데이트하여 작성하겠다.
수명을 논외로 하더라도 골드 스트링의 연주 감과 음색은 꽤 만족스럽다. 게다가 빌드 퀄리티도 좋으니 만약 나처럼 호기심에 사용해보고 싶은 연주자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사용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