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케이스는 기타 습도 관리에 효과적인가?

  통기타를 포함한 악기 관리에 있어서 습도 조절은 필수다. 많은 연주자들이 알맞은 습도가 40~55% (또는 60%) 라는 것을 알지만, 다습한 여름이나 건조한 겨울에 실내를 적정습도로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여름의 경우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상시로 가동해야하는데 이 경우 만만찮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적 대안으로 악기용 제습용품과 하드케이스를 활용하곤 한다.

 

고가의 기타는 대부분 하드케이스가 포함되어 있다

  악기 관리에 하드케이스를 활용하는 것은 좁은 공간 안에서 제습제를 사용했을 때 효울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드 케이스의 밀폐력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하드케이스 안에서 제습용품을 사용했을 때 바깥과의 습도 차이가 얼마나 날까?

 

모이스 키퍼와 뮤직 드라이

뮤직 드라이(좌)와 모이스 키퍼(중, 우)

  하드케이스의 효과를 테스트 하기에 앞서 사용할 제습용품을 소개하는게 순서겠다. 사진 속 제품들은 내가 여름마다 사용하는 모이스 키퍼와 뮤직 드라이다. 참고로 모이스 키퍼는 원래 두 개가 한 제품이다. 기타 한 대에 제습용품을 세 개나 쓸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장마철에는 이 마저도 부족함을 느끼는 실정이다. 늘 기타의 상태로 짐작하기만 했지 실제로 측정해본적은 없어서 흥미로운 마음으로 실험에 임했다. 

 

하드케이스에 넣기 전후 1시간 간격으로 측정

  실험은 온습도계를 하드케이스에 넣기 전과 후를 1시간 간격으로 측정했다. 기온이 변하면 상대습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간 간격을 길게 두지 않았다. 물론 하드케이스 안에는 아까 언급한 제습용품을 기타와 함께 넣어두었다.

 

하드 케이스에 넣은 직후의 습도(좌)와 1시간 후의 습도(우)

  결과는 위 사진과 같이 기온은 그대로이고, 습도가 66%에서 64%로 2% 줄었다. 생각보다 큰 차이는 안 났는데 제품을 바짝 말린 상태가 아닌 이틀 정도 사용한 상태로 실험한 점도 영향이 있었을 듯하다. 제습용품을 바짝 말리지 않고 사용한 이유는 일상에서 한번 말리면 일주일 정도 사용하는데 그 중간정도 상태를 염두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시간 동안 줄어든 2%의 수치는 작지 않다.

 

옷장용 슬림형 제습제

물먹는 하마 대신 사용한 홈스타 제품(옥시 제품은 쓰기 싫어서..)

  다음은 옷장용 제습제다. 물먹는 하마로 유명한 옷장용 제습제는 강한 제습력으로 유명하다. 오히려 제습성능이 너무 강해서 악기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용량이 작은 슬림형 제습제의 경우 습도가 매우 높은 날 요긴하게 쓸 수 있을듯 해서 실험을 진행했다.  

 

하드케이스에서 측정 후 외부 습도와 비교

  처음엔 옷장용 슬림형 제습제도 동일한 방식으로 비교하려고 했다. 하지만 시간차에 의한 변인통제(기온)가 안되는 면이 있어서 하드케이스 안에서 온습도를 측정하고, 1분 후 외부 온습도를 측정하며 비교하는 방식을 택했다. 제습제를 하드케이스 안에 둔 시간은 한시간으로 동일하다.

 

제습제 동봉 1시간 후 습도(좌)와 외부 습도(우)

  결과는 2% 차이로 악기용 제습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옷장용 제습제도 이틀 사용한 상태로 실험을 진행했기 조건은 거의 같다. 하지만 한봉지만 넣은 점을 감안하면 제습력은 훨씬 좋다고 봐야겠다. 문득 장시간 두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져서 다음 실험을 진행했다. 

 

4시간 후의 습도는?

  이번에는 시간을 1시간에서 4시간으로 대폭 늘렸다. 사실 앞의 두 실험 모두 시간을 늘려 진행했을 때도 결과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다음날 악기용과 옷장용 제습제를 모두 하드케이스에 넣고 4시간 후를 측정하였다. 

 

제습제 동봉 4시간 후의 습도(좌)와 외부 습도(우)

  위와 같이 57%정도로 정상범주에 준하는 결과가 나왔고, 습도계를 하드케이스에서 꺼내자마자 66%까지 상승해서 9%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확실히 많은 수량의 제품을 사용했을 때 효과가 좋다는게 실험으로 증명되는 순간이다. 

 

그래서 결론은?

 

  악기용 제습용품과 하드케이스의 조합은 유효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것 처럼 드라마틱하게 습도를 낮추지는 못했다. 따라서 에어컨과 제습기 등을 이용해 방 전체의 습도를 낮추는것도 매우 중요하다. 

 

[통기타 지식in] - 여름철 기타 습도 관리 방법 - 하드케이스와 제습 용품을 활용하자

 

여름철 기타 습도 관리 방법 - 하드케이스와 제습 용품을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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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습도가 매우 높은 날에는 옷장용 슬림형 제습제를 한두봉 사용해보는것도 좋겠다. 다만 과도하게 제습 될수도 있기 때문에 기타 케이스를 자주 열어보는 사람, 그러니까 기타 연주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 더 적합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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