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리이매진드 D-28에 적용된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의 특징(VS 리어워드 시프티드)

  2017년 하반기, '통기타의 표준'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마틴 D-28에 큰 변화가 생겼다. 에이징 토너가 입혀진 상판이나 오픈 기어 헤드 머신 등 눈길을 사로잡는 외관적 변화뿐만 아니라 연주 감에 큰 영향을 주는 너트의 너비와 넥의 모양도 바뀌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변화는 브레이싱이 포워드 시프티드 되었다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브레이싱이 앞으로 옮겨졌다는 것인데, 과연 이 것이 어떻게 작용하길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포워드 시프티드 X 브레이싱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과 스탠다드 브레이싱의 비교

  포워드 시프티드 X 브레이싱(Forward Shifted X Bracing)은 그림과 같이 스탠다드 X 브레이싱에 비해서 앞쪽으로, 즉 사운드홀 방향으로 이동한 브레이싱이다(그림의 회색 부분은 스탠다드 브레이싱). 전체적으로 앞쪽으로 이동한 것도 맞지만 브리지 쪽을 향하는 X 브레이싱의 각도가 더 크기도 하다. 덕분에 브릿지 주변부의 공간이 넓어졌고, 상판을 진동시키기 매우 용이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훨씬 시원한 울림을 가지고 있으며, 성량도 크다. 반면 베이스가 벙벙 거리는 부밍 사운드가 심해서 레코딩 할때는 섬세한 컨트롤을 요구한다.

 

  사실 포워드 시프티드는 가장 초창기의 X 브레이싱의 형태이다. 음향장비가 미흡했던 그 시절에는 큰 울림과 성량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에 어울리는 브레이싱의 형태를 띤 것이다. 그러나 브릿지의 주변부가 비어있는 만큼 내구성이 약했다. 게다가 당시 연주자들은 더 강력한 임팩트를 위해 헤비게이지 스트링을 사용했기 때문에 기타줄의 장력에 의한 상판 변형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리어워드 시프티드 X 브레이싱

리어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과 포워드 브레이싱의 비교

  이런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의 약한 내구성을 커버하기 위해 1940년대에 등장한 것이 리어워드 시프티드 X 브레이싱(Rearward Shifted X Bracing)이다. 단어 그대로 뒤쪽, 즉 브리지 쪽으로 이동시킨 브레이싱이다(그림의 회색 부분은 포워드). X 브레이싱을 브릿지에 가깝게 위치한 만큼 장력을 조금 더 잘 견딜 수 있는 구조다. 이와 같은 이유로 등장한 것이 지난 글의 주제였던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이다. 

 

[통기타 지식in] - 스캘럽드 브레이싱과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의 특징 및 장점과 단점

스캘럽드 브레이싱과 논스캘럽드 브레이싱의 특징 및 장점과 단점

  브레이싱의 위치를 변화시켜 내구성을 높였지만 음색의 변화를 피할 수 없었다. 일단 브릿지 주변부가 단단해진 만큼 울림이 줄고, 성량이 작아졌다. 대신 부밍사운드가 줄어 단정한 소리가 났고, 레코딩에 용이한 밸런스를 얻었다. 이 때문에 지금도 리어 시프티드 브레이싱을 선호하는 연주자들이 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포워드와 리어의 중간 형태인 스탠다드 브레이싱이 등장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내구성과 울림을 함께 잡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겠다.  

 

왜 다시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으로 돌아왔을까?

커스텀샵에서 선택할 수 있는 3가지 브레이싱 패턴

  마틴은 그동안 커스텀 오더를 통해 그 시대의 연주자들이 원하는 스펙에 귀 기울여 왔다. 그리고 동일한 스펙의 오더가 많이 들어오면 정규 라인으로 생산하기도 했다. 스탠다드 브레이싱의 기타를 주력으로 판매할 때도 포워드에 대한 요구는 쭉 있었고, 그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빈티지, 골든에라, 마르퀴즈 등의 라인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이런 빈티지 라인들은 가격이 매우 비쌌다. 정규라인 중에 포워드 브레이싱을 한 기타를 구입 하려면 매우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만 했다. 자연히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스탠다드라인에서 브레이싱만 바꾼 커스텀 오더가 늘어났을 것이고, 2018년에 이르러 D-28을 비롯한 스탠다드 라인 전체를 리이매진드라는 이름으로 리뉴얼 하면서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으로 교체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현재 마틴의 주력은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이 기본 옵션이다

  현재 마틴 커스텀샵 브레이싱 패턴의 기본 옵션은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이다. 즉, 스탠다드나 리어워드를 선택하면 옵션 가격이 상승한다. 게다가 위 그림과 같이 '스탠다드'라는 말을 아예 지워버린 것으로 보아 당분간 포워드 시프티드 브레이싱을 우선시하는 마틴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만큼 현재 연주자들의 대부분은 포워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과연 훗날 기존의 스탠다드 X 브레이싱 사양을 갖춘 라인을 부활시킬 것인지, 아니면 테일러의 V-Class와 같은 새로운 브레이싱을 개발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악기 리뷰/통기타] - 테일러 기타 V-class 브레이싱의 장점과 단점(개인적 견해)

테일러 기타 V-class 브레이싱의 장점과 단점(개인적 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