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터 기타로 보는 통기타 바디 종류와 음색 특징

  통기타를 제대로 연주할 수 없는 입문자들이 기타를 구입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디자인일 것이다. 그러나 그저 예쁜 것을 쫒아 고른 디자인도 기타의 음색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다. 물론 지판을 화려하게 수놓은 인레이 디자인이 아니라 기타의 통 모양, 즉 바디 모양(형태)을 말하는 것이다. 

 

  기타의 바디 형태는 연주감과 음색에 관여하다 보니 제작자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수많은 기타 브랜드만큼이나 바디 형태도 다양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기타 바디들이 연주자의 선호에 따라 비슷한 형태로 수렴했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크래프터의 통기타로 다섯가지 바디 형태의 특징을 다루었다. 사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보편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바디 형태이기 때문에 어느 브랜드를 선택해도 상관없지만, 기왕이면 국산 브랜드로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그중 홈페이지 정리가 가장 잘 되어있는 크래프터를 택했다. 

 

크래프터 공식홈페이지 : http://crafter.co.kr/

 

Home | 크래프터 코리아

 

crafter.co.kr

 

그랜드 오디토리움(GA 바디)

크래프터의 베스트셀러이자 GA바디인 갓인어스

  테일러 기타의 4번, 소위 말하는 14 바디로도 유명한 그랜드 오디토리움 바디는 줄여서 GA바디라고 많이 부른다. 미국의 타브랜드보다 역사가 짧은 테일러만큼이나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바디다. 바디의 크기나 깊이는 뒤이어 설명할 드레드넛과 OM바디의 중간 정도다. 라인이 예쁘고, 균형감 있는 외관 덕분에 인기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정규 라인으로 생산하고 있다.

 

상위제품인 플래티넘 프리미엄도 GA바디다

  균형감이 돋보이는 것은 외관 뿐만이 아니다. 음색적인 측면에서도 고음부터 저음까지 어느 한곳 튀는 느낌이 없는 균형 잡힌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특색 없는 밋밋한 소리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한편, 최근 나온 바디답게 커터웨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커터웨이(또는 컷어웨이)란?

  커터웨이는 위 사진의 갓인어스와 플래티넘 프리미엄 기타와 같이 바디의 어깨 한쪽을 파놓은 형태인데 하이프렛 연주가 용이해지는 장점이 있다. 하이 프렛 연주에 대한 요구가 많아진 최근에 들어서는 GA바디뿐만 아니라 다른 바디에도 많이 채용되는 추세다. 반면 한쪽을 파놓은 만큼 저음 손실이 있어서 본인의 연주 스타일이나 취향을 감안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커터웨이와 넌커터웨이의 소리 차이

 

드레드넛(D 바디)

가성비가 좋은 KD-10은 대표적인 D바디다

  드레드넛 바디는 사람들에게 통기타의 모습을 상상하라고 하면 대부분 이 형태를 떠올릴 정도로 대중에게 익숙하고 유명한 바디다. 마틴 기타가 처음으로 내놓은 이 바디는 등장 당시에 존재하던 거대 전함인 드레드넛이라는 이름을 딴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크고 깊은 형태의 바디이다. GA바디 보다 크고 깊기도 하지만 허리가 잘록하지 않고 다소 두툼해서 실제 부피는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체구가 작거나 테크니컬 한 연주를 하기에는 크기가 다소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D바디에 컷어웨이가 되어있는 다이아몬드 플러스

  큰 바디에 걸맞게 저음과 배음이 풍부해서 스트로크 위주의 연주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히 레코딩을 해보면 드레드넛 특유의 시원함관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고음도 다소 퍼지는 듯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솔로 연주 시 포커스 된 느낌은 부족한 편이다. 

 

오케스트라 모델(OM 바디)

OM바디 인기제품인 마인드 프레스티지(지금은 마인드 에디션으로 리뉴얼)

  오케스트라 모델(이하 OM바디)은 크고 웅장한 소리가 나서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드레드넛은커녕 GA바디보다도 엉덩이가 작고 깊이도 얕은 바디에 붙은 이름이라 의아할 수 있지만 마틴에서 처음 내놓을 당시엔 큰 바디에 해당했다. 품에 쏙 안기는 느낌이 일품이라 체구가 작은 연주자들이나 테크니컬한 연주자들이 선호한다. 

 

OM 컷어웨이 제품인 KTXE-600 ABLE

  작고 얇은 바디 답게 고음이 선명하고, 특유의 빠른 반응과 포커스 된 느낌 덕분에 핑거스타일이나 솔로 위주의 연주에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저음과 배음은 부족한 편이어서 스트로크 사운드가 아쉬울 때가 많다. 물론 드레드넛의 퍼지는 스트로크보다 OM바디의 포커스 된 단정한 스트로크를 좋아하는 연주자도 있으니 결국 취향의 문제다. 

 

슈퍼 점보 & 스몰 점보 바디

슈퍼점보 JES-33 US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다

  슈퍼 점보는 GA 보다 어깨와 엉덩이가 크고 깊이도 깊은 바디다. D바디 보다도 크지만 허리는 잘록한 형태를 띠고 있다. 블루 그래스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큰 바디에서 뿜어내는 성량과 풍부한 저음으로 각광받았으나 그만큼 불편한 연주감 때문에 현재는 그다지 인기 있는 편은 아니다. 

 

  깊은 저음과 큰 성량도 매력적이지만 헤드룸도 크기 때문에 강한 스트로크도 잘 견뎌주는 장점이 있다. 반면 고음이 답답하고 반응이 매우 늦기 때문에 솔로 보다는 스트로크 위주의 연주자에게 어울린다 할 수 있다. 또, 이런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소리 응답이 빠르고, 고음 성향의 목재와 조합하기도 한다. 깁슨의 SJ-200이 대표적이다. 

 

스몰점보 바디인 어메이즈 SR 프리미엄 

  스몰 점보슈퍼점보를 축소시켜 놓은 형태라 연주감은 편안하지만 음색 성향은 다르다. 크기와 깊이가 줄었기 때문에 저음은 더 단단하고, 고음도 명료하게 울린다. 브랜드에 따라서는 바디 크기를 더 줄이고, 깊이도 더 얕게 해서 핑거스타일에 어울리는 바디를 제작하기도 한다. 

 

팔러 바디

크래프터 유일(?)의 팔러바디 KTA-050 SR 플러스

  팔러 바디는 만돌린, 벤죠와 같은 악기들이 유행하던 초창기 기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워낙에 작은 바디이기 때문에 부족한 성량과 저음을 커버하기 위해 옛날 방식 그대로 12 프렛 조인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이동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팔러 바디를 구입하는 입문자들이 있는데 초보자의 경우 의외로 자세가 불편하기 때문에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는다.

 

  중음이 강조 되어있는 독특한 음색을 지니고 있고 서스테인(음의 지속)도 짧다. 따라서 범용적으로 사용하기는 힘들고, 빈티지 사운드가 어울리는 장르에 특화되어 있다. 또, 크기가 작고 가벼워서 여행용으로도 괜찮은데 연주 스타일이 맞다면 세컨드 기타로 매우 요긴하다. 

 

바디 모양이 같더라도 브랜드에 따라 음색이 다르다

 

  비록 모든 바디는 아니지만, 다양한 제조사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다섯가지 바디의 특징을 정리했다. 크기와 부피에 따른 물리적 특징이기도 해서 같은 브랜드 내에서라면 이 내용에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브랜드가 다를 때는 같은 바디라도 상당히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만큼 음색에 관여하는 요소는 굉장히 많고, 각 브랜드가 가지는 철학과 노하우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난다. 따라서 마음에 드는 바디를 골랐다고 해서 한 브랜드에서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기타를 접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