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줄에도 붙은 그 이름 마틴 어센틱 스트링 MA540

  2019년, 마틴 기타는 상당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모던 디럭스 라인을 새롭게 출시함과 동시에 SP 시리즈 등 주력 기타줄도 리뉴얼했다. 새로운 기타줄의 이름이 무려 어센틱이다.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마틴의 어센틱 기타를 연주해본 적이 있다면 혹 할만한 이름이다. 

 

  나 역시 SP 스트링을 안써본지 수년이 지났지만 '어센틱'이라는 이름에 끌려 다시 한번 구입하게 됐다. 사실 지난달에 교체한 마틴 레트로 스트링의 수명이 다하지 않았음에도 교체할 정도로 호기심이 동했다. 조금 아깝긴 해도 레트로 스트링과의 비교도 흥미로울 거라 생각했다. 과연 어센틱이라는 단어에 걸맞은 소리가 나줄까? 

 

[스트링/기타줄] - 마틴 레트로 스트링 MM12 - 진짜 빈티지 기타줄

 

마틴 레트로 스트링 MM12 - 진짜 빈티지 기타줄

통기타줄의 종류에 대해 정리했으니 이제 본격적인 리뷰 혹은 사용기를 올려보려 한다. 요즘 통기타의 트렌드는 빈티지 사운드인데 내 기타는 그리 빈티지와 가깝진 않다. 그래서 그나마 빈티지한 음색을 내보기..

acousticchaser.tistory.com

어센틱 어쿠스틱 SP MA540

어센틱 어쿠스틱 SP 스트링의 표지

  이 기타줄의 정확한 제품명은 어센틱 어쿠스틱 SP 스트링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전혀 새로운 라인은 아니고 기존의 SP 제품군을 리뉴얼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SP와 같이 다양한 성분과 스트링 게이지를 선택할 수 있다. 요즘 내 취향은 80/20 브론즈 쪽이지만 어센틱 스트링은 처음이니 가장 무난한 포스포 브론즈, 라이트 게이지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포스포 브론즈를 더 많이 써봤으니 다른 브랜드와의 성향 비교를 위해서도 이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트링/기타줄] -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애초에 한편으로 정리하려 했던 '기타줄 종류에 따른 음색 특징'에 관한 글을 총세편에 걸쳐 마무리했다. 그래서 세편의 글을 요약하여 종합하는 글의 필요성을 느꼈다. 제목을 조금 다르게 붙여본 것은 검색 키워..

acousticchaser.tistory.com

  포스포 브론즈, 라이트 게이지 스트링의 제품번호(?)는 MA540이었는데 기존 SP 시리즈의 MSP4100의 리뉴 얼 판이다. 흥미로운 점은 마틴의 최저가 스트링인 M140으로 유명했던 어쿠스틱 라인을 단종시켰다는 것이다. 아마도 제품군을 통폐합하면서 생산라인을 단순화시켜 생산단가를 절약하겠다는 셈법으로 보인다. 

 

어센틱 SP의 뒷면

  그동안 기타줄 포장 뒷면을 거의 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은 글귀가 있다. 기타줄 브랜드라면 다 마찬가지겠지만 튜닝 안정성이나 부식 방지, 뛰어난 연주 감에 대한 문구를 빼놓지 않았다. 그다음으로는 메이드 인 멕시코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아마도 마틴의 모든 스트링은 멕시코 생산인 듯하다. 문득 미국인들이 멕시코산을 접하는 느낌과 우리가 중국산을 접하는 느낌이 비슷할까 하는 궁금증도 든다. 

 

뛰어난 퍼포먼스를 강조

Superior Performance를 강조하고 있다

  아까 겉포장에서도 있었지만 시종일관 뛰어난 퍼포먼스를 강조하고 있다. 원래 제조사의 홍보문구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 '어센틱'과 함께 적혀있으니 괜히 기대를 하게 된다. 속 포장은 프린트 글귀가 바뀐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최근 마틴 스트링을 열 때마다 종이도 아까운데 한봉투에 두 줄씩 넣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지만 최상의 상태로 품질을 유지하려는 그들의 고집도 이해는 된다. 아니면 또 다른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센틱의 핵심은 코어 스트링의 변화

  처음에는 기타줄이 상당히 매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서 코팅 스트링처럼 뻑뻑하거나 미끄러운 느낌과는 달랐다. 코어를 주석으로 도금했다더니 그 영향이 아닌가 싶다. 1, 2번 줄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 촉감뿐만 아니라 조금 더 긴 수명도 기대할 수 있겠다.

 

레트로 스트링보다 장력이 훨신 강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장력은 센편이다. 장력이 매우 약한 편인 레트로 스트링을 쓰다가 바꿨기 때문인지 바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구체적인 수치가 궁금해서 마틴 기타의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MA540의 장력을 168.5파운드(76.4kg)로 안내하고 있다. 이 수치는 다른 브랜드의 포스포 브론즈, 라이트 게이지 기타줄과 비교해도 다소 큰 편이다. 게다가 리뉴얼되기 전인 MSP4100의 장력(164.8파운드)과도 꽤 큰 차이를 보인다. 아마도 코어 스트링을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 한편으론 주석 도금의 영향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장력을 강하게 만든 의도

D-35MP에 걸려있는 MA540

  기타줄의 장력이 강할수록 연주감에서 손해를 본다. 기타 입문자는 물론이고, 빠르고 복잡한 연주를 많이 하는 현대의 연주자들은 아무래도 장력이 낮은 줄을 선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틴 기타는 베스트셀러 기타줄의 장력을 높였다. 도대체 어떤 의도가 숨어있을까?

 

  기타줄의 장력은 연주감에도 영향을 주지만 음색에 크게 관여한다. 장력이 약해지면 중음역이 다소 강조된듯한 소리가 나고, 줄의 진동폭이 커지면서 소리 표현이 거칠어진다. 반대로 장력이 강해지면 펀칭감이 돋보이고, 저음부터 고음까지 스펙트럼이 넓게 펼쳐지며 좀 더 정돈된 소리가 난다. 전자는 빈티지, 후자는 모던 사운드와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어센틱 스트링의 장력을 높인 것은 조금 더 모던한 사운드를 지향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MA540의 음색과 최근 마틴의 지향점

 

  MA540은 포스포브론즈임에도 상당히 밝은 소리가 난다. 오죽하면 처음에는 날린다 싶을 정도다. 하지만, 계속 그렇지는 않고 며칠 지나면 톤다운되면서 듣기 좋은 소리가 난다. 또, 펀칭감이 돋보이고, 장력이 강하면서도 가볍게 진동하는 느낌이 있어서 연주가 경쾌하다. 굳이 더 좋은 쪽을 꼽자면 역시 시원스럽게 뻗어주는 스트로크쪽이다. 

 

  비슷한 느낌을 어디서 받았나 했더니 마틴 기타의 신제품인 모던 디럭스였다. 다양한 소재의 변화도 기타 소리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모던 디럭스에 걸려 나오는 어센틱 스트링도 꽤 영향을 줬으리라 생각한다. 우연이라기엔 2019년에 내놓은 두 제품의 방향성이 매우 닮았다. 이 사실로 미루어 짐작하면 현재의 마틴은 모던한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기타에 그치지 않고 스트링을 리뉴얼한 것을 보면 당분간 이 기조는 유지될 듯하다.

 

[악기 리뷰/통기타] - 마틴 모던 디럭스 - 빈티지에 신소재를 더하다(D-18, D-28, OM-28, 000-28)

 

마틴 모던 디럭스 - 빈티지에 신소재를 더하다(D-18, D-28, OM-28, 000-28)

2018년은 마틴 기타의 역사에 남을 큰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다. D-28을 필두로 하는 스탠다드 시리즈를 모두 리이매진드(Reimagined) 스탠다드로 재편했다. 넥은 현대의 복잡하고 빠른 연주에도 적합하게 더 얇아..

acousticchaser.tistory.com

  그래도 FX(플렉시블 코어)나 레트로 시리즈를 단종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다른 색깔의 제품군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마틴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점이 될 수 있겠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