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클랩튼이 선택한 기타줄 - 마틴 MEC12 스트링

  코팅 기타줄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여름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여름, 특히나 장마철에는 소위 말하는 비코팅현(코팅이 되지 않은 기타줄)으로 한 달을 버티기도 버겁기 때문이다. 그래도 덕분에 기타줄에 관한 글을 자주 쓸 수 있으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내가 수명이 짧은 비코팅현을 쓰는 것은 코팅현을 압도하는 톤 때문이다. 게다가 톤의 차이로 인한 연주감의 차이도 제법 커서 늘 손길이 머문다. 지금 소개할 에릭 클랩튼 시그네쳐 스트링도 그런 기타 줄이 아닌가 싶다. 

 

마틴 에릭 클랩튼 시그니처 스트링 MEC12

에릭클랩튼 스트링의 표지

  '에릭클랩튼 초이스'라고도 알려져 있는 이 기타줄은 마틴의 시그니처 스트링 시리즈 중 하나다. 토니 라이스, 로렌스 쥬버, 토미 엠마뉴엘 시그네쳐 스트링이 리뉴얼된 것에 반해 에릭 클랩튼 시그니처 스트링은 이번 리뉴얼에서 빠졌다. 단종 수순이 아닌가 했는데 포장은 바뀌지 않은 채로 계속 생산되고 있다.

 

MEC12 포스포 브론즈

  MEC12라는 모델명의 의미는 매우 간단하다. M은 마틴, EC는 에릭 클랩튼, 12는 스트링게이지를 뜻한다. 에릭 클랩튼 시그니처 스트링은 라이트 게이지인 MEC12, 미디엄 게이지인 MEC13 두 가지만 있다. 게다가 포스포 브론즈만 있어서 선택지는 단 두 가지뿐이다(기타 줄의 종류는 아래 링크 참조). 

 

[스트링/기타줄] -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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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소리를 내준다

에릭 클랩튼의 인터뷰 인용

  포장 뒷면에는 에릭 클랩튼의 말을 인용해두었다. 마틴 기타줄이나 시그네쳐 스트링의 특징에 대한 소개는 없고, 어쩌면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형식적인 칭찬이다. 그래도 '에릭 클랩튼'이라는 이름에 대한 기대치가 있으니 잘 팔렸으리라 예상해본다. 

 

Eric Clapton's Choice

Clapton's Choice

  다른 마틴 기타줄과 마찬가지로 한 줄씩 낱줄 포장 되어있다. 예전에는 겉에 적혀있던 Clapton's Choice라는 문구를 속지에다 적어두었다. 1, 2번 줄 속지 아래에는 'Tin Plated Steel'이라 적혀있는데 주석 도금된 스틸이라는 뜻이다. 이는 바로 전에 소개했던 어센틱 스트링과도 동일한 사양이다. 

 

에릭 클랩튼이 좋아하는 음색은?

 

  기타줄 겉포장 뒷면에 적혀있는 문구가 진짜라면 이 기타줄은 에릭 클랩튼 시그네쳐 기타인 000-28ec와 더불어 그가 좋아하는 음색을 느껴볼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일 것이다. 그러나 시그니처는 마케팅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있어서 실제 그 뮤지션이 가장 선호하는 기타나 스트링과는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처음 기타줄을 갈고 연주해 봤을 때 저음역의 단단함과 펀치감 있는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순간 '고음이 묻힐까?' 하고 생각했는데 쭉 뻗는 고음에 "오!" 하는 탄성 절로 나왔다. 전체적으로 조금 어둡고 묵직한 소리였지만 고음도 뻗어 나와줘서 답답하지 않았다. 또, 상당히 포커스 되어 단정한 느낌이다.

 

  어센틱 SP MA540 스트링과 비교해봐도 조금 더 어둡고,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같은 포스포 브론즈인데도 이런 음색 차이가 나는 것은 코어 스트링 때문일까? 아니면 MA540이 1,2번 줄뿐만 아니라 6줄 모두 주석 도금이 되어있다고 하는데 그 영향일까? 만약 후자가 맞다면 주석 도금을 하면 조금 더 고음 성향으로 바뀐다고 추측할 수 있다. 

 

[스트링/기타줄] - 기타줄에도 붙은 그 이름 마틴 어센틱 스트링 MA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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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소리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

  MEC12의 음색을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미들 스쿱드', 또는 'V커브 이퀄라이즈드' 라고 할 수 있다. 에릭 클랩튼이 선호하는 숏스케일의 000바디의 특성상 미드 포커스 된 소리가 나는데 그것을 확장하기 위한 설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한편, 장력은 다소 강한 편인데 마틴 홈페이지에 표기된 수치로는 MA540과 동급이다. 사실 대부분의 마틴 기타줄이 타브랜드에 비해 장력이 좀 강한 편이다. 이는 묵직한 저음과 스트로크 시 시원한 소리를 얻기 위함인데 초보자에겐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에릭 클랩튼 스트링의 이런 음색 특징과 장력 특성을 감안해서 선택한다면 후회는 없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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