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간제 음악 연습실 사용 후기 - 프란츠 스튜디오 3호점

  시국이 시국인지라 정들었던 연습실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함께 했던 인연들이 내린 결론이었지만, 누가 봐도 합리적인 선택이기도 했다. 반전이라면 연습실 재계약을 포기한 직후부터 레슨이 계속해서 늘어서 더 바빠졌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레슨 덕분에 연습실을 다시 구하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에 쫓겨 안좋은 조건의 장소를 계약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선택한 것이 시간제 연습실 대여다.

 

한 공간을 단독으로 대여하는 연습실의 단점

  처음에는 25평 정도의 장소를 단독으로 빌릴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 원래 연습실도 그 정도 크기이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기대대로 사용이 자유로운 편이었고, 개방감도 있었다. 반면 지하라는 점과 옆방(다른 세입자)의 소음이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이 곳을 포기한 이유는 저 두 가지가 아니라 고객 응대 때문이다. 

 

  일단 1회에 1시간씩 몇 번 사용해보고 사용 시간을 늘릴 생각이었지만, 예약과정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네이버로 예약을 해도 선약이 있다는 이유로 취소당하기 일수였고, 다른 시간을 협의하는 과정에서의 응답이 느린 편이었다.

 

  또, 이 과정에서 1시간 밖에 빌리지 않으니 푸대접을 당하는 느낌도 받았다. 예를 들면,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평일 저녁 7시 타임에 계속 1시간만 빌리니 계속 그 전 타임으로 유도하는 듯한 액션과 같은 것들이다. 아무래도 한 번에 몇 시간을 빌릴 수 있는 예약 수요를 대비하는 듯했다. 이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대여 가능 시간을 묻는 내 마지막 질문은 답변조차 받지 못했으니 푸대접임은 확실했다. 

 

프란츠 스튜디오를 선택한 이유

가까운 거리에 1,2,3호점이 위치해 있다.

  불가피하게 다른 연습실을 찾았다. 예약이 용이하고, 단 1시간이라도 눈치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명덕 네거리 근처의 시간제 연습실들은 방이 작은 대신 위 사항을 대체로 만족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중에 내가 프란츠 스튜디오를 선택한 것은 비슷한 위치에 3호점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연습실을 가지고 있으니 원하는 시간에 사용하지 못할 확률이 가장 낮을 것이라 판단했다. 실제로 주말에 3호점 예약이 차있어서 2호점으로 안내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처럼 웬만하면 원하는 시간에 연습실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란츠 스튜디오 3호점의 앙상블실

프란츠 스튜디오 3호점 앙상블실

  나는 레슨생 2명과 함께 3명이 동시에 기타를 연주할 수 있는 방을 문의 했다. 그 결과 3호점의 앙상블실을 추천받았다. 예약 시 안내받은 약도대로라면 앙상블실은 가로, 세로 2.9m 정도 크기의 방이다. 솔직히 기타를 안고 있는 3명이 사용하기에 넓다고 할 수는 없는 방이다. 그러나, 실제로 레슨을 진행해보니 큰 무리는 없었다.

 

장점

  프란츠 스튜디오 3호점은 명덕네거리와 남문시장네거리 사이에 있다. 지하철 1,2,3호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고, 버스노선도 많아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또, 작게나마 건물 주차장이 있는 데다가 남문시장 근처 골목은 주차가 용이한 편이라 자차 이용도 편리하다고 할 수 있다.

 

10단계로 조절 가능한 바닥난방과 천장 환풍기

  가장 돋보이는 장점은 바닥 난방이다. 이런 좁은 공간에서 온풍 방식의 난방을 사용하면 극악의 건조함을 가져오는데 바닥 난방으로 되어있어서 건조함이 덜하다. 또, 천장에 달려있는 팬으로 어느정도 환기가 가능해서 생각보다 답답함이 덜하다.

 

인테리어가 깔끔하면서도 예쁘다.

  무엇보다도 응대가 빠른편이고, 1시간만 빌려도 친절히 대해주는 점도 마음에 든다.

 

단점

  일단 가격이 그리 만만치는 않다. 3호점 앙상블실은 1인 1시간 사용 시 대여료가 12,000원이다. 여기서 1인을 추가할 때마다 1,000원씩 할증된다. 그래서 나의 경우엔 회당 14,000원씩, 한 달에 8회 사용 시 112,00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시설이 좋은 만큼 가격도 조금 비싼 느낌이다. 

 

화이트보드까지 있었다면 완벽했을 것 같다.

  또, 앙상블실이 2인 이상의 레슨을 염두해둔 연습실인 만큼 작은 화이트보드라도 벽에 걸려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나와 같은 수요가 적거나 관리 상의 어려움 때문에 설치하지 않은 게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온습도계가 있다는 점은 좋지만, 시계가 작아서 안쉽다

  같은 이유로 온습도계 겸용의 작은 탁상시계도 아쉽다. 시간을 맞춰 사용해야하는 만큼 시계를 자주 보게 되는데 시인성이 떨어진다는 느낌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단점이라기보다 건의사항에 가깝다.

 

종합적으로 만족스러운 음악 연습실

  1회 사용 후 한달치 예약을 미리 했다. 매번 시간 조율하는 게 귀찮기도 했지만, 그만큼 장소가 마음에 들기도 했다. 마음에 드는 연습실 매물이 나올 때까지는 이 곳을 꾸준히 이용할 것 같다. 부디 다른 시간제 연습실 후기는 쓰지 않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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