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충실한 기타 튜너 - 스나크 SN-5X

  비슷한 가격의 제품을 구입할 때, 기왕이면 기능이 다양한 것을 고를 때가 많다. 그러나 그 선택이 제품의 본질과는 멀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기타 튜너(조율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악기 모드나 피치 설정을 쓰지 않지만, 가격이 비슷하다 보니 이 기능들이 있는 것을 구입하게 된다. 없어서 못쓰는 것보다 있는데 안 쓰는 게 낫다는 심리도 한몫하는 듯하다. 

 

  하지만, 기타 튜너를 사용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면 무엇이 더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그렇게 튜너의 본질을 들여다봤을 때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튜너가 스나크 SN-5X다.

 

포장 및 제품 구성

SNARK SN-5X

  다른 튜너보다 제품 상자가 조금 크다. 글 하단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최신 제품들에 비해서 튜너 자체가 큰 편이기도 하다. 넓은 표면을 이용해서 알차게 홍보를 하고 있는데 전면에는 '베스트 셀링 튜너가 더 좋아졌다!'라고 업그레이드를 언급하고 있다.

 

업그레이드 사항이 눈에 띈다

  후면에는 이 튜너의 장점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 중에서 빨간 글씨의 "New!"가 눈에 띈다. 전작인 SN-5보다 업그레이드된 점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더 빠른 칩을 썼고, 디스플레이도 더 좋아졌단다. 그래서 글 말미에는 SN-5와 비교 소감도 적어볼까 한다.

 

파우치 안에 들어있는 튜너와 설명서

  상자를 열면 검은색 파우치와 설명서가 보인다. 이 튜너는 온오프 버튼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설명서가 그리 중요하진 않다. 또, 사용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파우치도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되므로 본체 외의 구성품은 별 의미가 없다.

 

SN-5X의 특징

그립이 좋은 튜너 클립

  유난히 큰 클립이 눈에 띈다. 튜너를 보는 순간 제품 상자가 컸던 이유를 알 수 있다. 굳이 이렇게까지 클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클립의 그립이 좋고, 지지도 잘되어서 좋다. 어쩌면 클립의 좋은 지지력이 저음 반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 실제로 SN-5X는 베이스 기타에 사용해도 무리 없을 정도로 저음 반응이 좋다.

 

구스넥 형태

  관절이 두개 있는 구스넥의 형태로 되어있다. 덕분에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원하는 각도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부피가 큰 만큼 사용성은 매우 편리하다.

 

사용소감

 

장점

시인성이 뛰어난 디스플레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디스플레이다. 화면이 크고 품질이 좋기 때문에 시인성이 돋보인다. 반면 작은 튜너들은 휴대가 좋고, 심지어 계속해서 헤드에 꽂아놓고 쓸 수도 있지만 시인성만큼은 화면이 큰 튜너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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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스나크 튜너답게 빠른 반응과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특히 저음 현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쾌적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비록 단 한줄로 요약되는 간단한 이야기지만 튜너의 가장 본질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빠른 반응 뿐만아니라 사용감도 스피디하다. 이 튜너는 전원 버튼밖에 없는 대신 원터치로 온오프를 할 수 있다. 간혹 전원을 악기 모드 전환 버튼과 공용으로 사용하는 튜너들이 있는데, 이 경우 튜너를 끌 때 전원 버튼을 약 3초간 눌러야 한다. 짧은 시간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기타 여러 대를 관리하고, 각각의 기타를 하루에 수차례 튜닝해야 하는 나로서는 원터치 온오프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 교체가 쉽다

  마지막으로 배터리(CR2032 단추전지) 교체가 쉬운 점을 칭찬하고 싶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작은 튜너들은 배터리 커버가 조악한 경우가 많은데, 그 때문인지 커버를 열 때 손가락이 아프거나 힘이 많이 든다. 반면 스나크 SN-5X는 배터리 커버가 아주 쉽게 열리고, 교체도 쉬워서 튜너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에게 더 추천하고 싶다.

 

단점 

 

  모든 상품이 그렇듯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튜너의 크기가 큰 데다가 접히는 형태도 아니기 때문에 휴대나 보관상의 불리함을 안고 있다. 기타 헤드에 튜너를 꽂은 채로 소프트 케이스에 넣어두었다가 충격에 의해 구스넥의 이음새 부분이 파손된 지인의 사례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헤드에 꽂아둔 채로 케이스에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배터리 타임은 조금 아쉽다. 고휘도의 큰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데다가 퍼포먼스도 좋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는 많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2분간 신호가 없으면 전원이 꺼지는 절전 기능이 있지만, 헤드에 꽂아둔 채로 연주하면 끊임없이 작동하기 이 점을 주의해야 한다. 

 

SN-5와의 비교

SN-5X(좌)와 SN-5(우)

  끝으로 전작인 SN-5와 비교해봤다. 디스플레이는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 SN-5의 경우 불이 켜지지않은 세그먼트의 생김새까지 훤히 보이지만, SN-5X는 불이 켜지는 부분만 보여서 패널이 아주 깔끔해 보인다. 

 

  반응 속도는 두 튜너 모두 빠르지만, 함께 헤드에 꽂아놓고 튜닝을 해보니 확실히 SN-5X가 더 빠르다. 그냥 대충 봐도 차이가 느껴질 정도니 이정도면 꽤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튜너를 추천하는 이유

 

  나는 초보 연주자들에게 튜너의 기타모드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기타 모드는 여섯 줄의 음계인 EADGBE만 잡아내는데 만약 이 음계를 벗어나면 튜너가 갈피를 못 잡기 때문이다(특히 기타 줄 갈 때는 최악). 그럴 일이 있을까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 점 때문에 튜닝할 때 헤매는 수강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다른 악기 모드로 바뀌어있어서 헤매는 것은 덤이다.

 

  피치도 마찬가지다. 전문적인 연주자가 아니라면 440Hz에서 바꿀일이 거의 없지만, 조작 오류로 엉뚱하게 튜닝을 해서 합주 시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종종 본다.

 

  반면, 스나크 SN-5X는 전원 버튼밖에 없기때문에 애초에 이런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본질적인 튜너의 성능(정확도와 반응속도)은 뛰어나기 때문에 편리함은 배가된다. 가격도 인터넷 최저가 17,000원 정도로 타 튜너에 비해 그리 비싸지 않기 때문에 피치 변경이 필요 없는 연주자라면 여러모로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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