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악기점 추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뮤즈기타

  처음에 '악기점 및 리페어 샵'이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빼놓은 것은 여러 악기점을 방문하겠다는 다짐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힘찬 포부와 달리 단골 악기사의 방문조차 쉽지 않았다. 이 카테고리를 지키는 두 개의 글 아래에는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만 남아있을 뿐이다. 

 

  거의 1년이 흐른 지금에야 다시금 악기점 추천에 대한 글을 써보겠노라 다짐하지만, 아직 어수선한 시국 때문에 여러 군데를 다니지는 못하겠어서 오랜 단골 악기점 이야기로 다시 글을 이어 본다. 이번에 소개할 악기점은 처음 오픈할 때부터 시작해서 12년째 나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뮤즈기타 대구점이다. 

 

악기점과 리페어샵을 겸하는 콘셉트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2000년대 중반에 핑거스타일이 유행하면서 기타 세팅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연주자 개개인의 성향에 맞춰 세팅할 수 있는 기타 리페어 샵이 늘어났고, 이때 판매와 리페어를 겸하는 샵도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뮤즈기타의 등장도 이 쯤이었을 것이다.

 

  때마침 내가 몸 담았던 동호회 연습실 바로 앞에 뮤즈기타 대구점도 들어왔다. 대구에서는 드문 스타일의 샵이기도 했고, 존경하는 형님의 추천도 있었으니 단골이 되지않을 이유도 없었다.

 

뮤즈기타 방문정보(약도)

 

 

위치 및 교통

  뮤즈기타는 대구 경북여고 맞은편에 위치했다. 따로 주차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골목이 많이 붐비지는 않아서 주차하기 좋은 편이다. 지하철 1호선과 3호선 환승역인 명덕역에서 가깝고, 1호선과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역에서도 걸어서 10분 정도라서 그리 멀지 않다. 또, 대로변에 있기 때문에 버스 노선도 많아 여러모로 교통이 편리하다.

 

영업시간

- 평일, 토요일 11:00 ~ 17:30

- 일요일은 전화 후 방문

- 전화번호 : 053-257-9696

 

내외부 모습

이전 한 뮤즈기타의 간판

  뮤즈기타의 간판은 깔끔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다. 오래전에 방문했던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한차례 이전을 했다. '뮤즈 악기'라는 간판도 그때 바뀐 것이다. 다행히 바로 옆집이라 헛걸음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규모는 약간 작아졌지만 여전히 내용은 알차다. 여러 브랜드의 통기타가 걸려있지만 고퍼우드 기타가 가장 다양하다. 아무래도 뮤즈기타의 주력 브랜드는 고퍼우드인 듯하다. 악기점마다 주력하는 브랜드가 있기 마련인데, 이는 내가 몇 군데 단골을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일라 VGACMM

  얼마 전에 리뷰했던 비일라 기타도 몇 대 걸려있다. 사진에 있는 VGACMM은 내 요청으로 네 대를 들여왔었는데 꽤 인기가 있단다. 여유가 되면 VOMM 도 써볼까 싶다. 

 

숨은 테일러 찾기

  사진을 찍을 당시에는 314CE 뿐이었지만, 뮤즈기타는 테일러 기타의 딜러이기도 하다. 대구에 테일러 기타를 취급하는 곳이 별로 없긴 하지만, 다른 샵들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추천하는가?

  악기점을 추천하는 글을 쓸 때 자칫 광고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추천하는 이유가 그저 사장님과의 친분이라면 그것은 안 쓰니만 못한 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이 곳을 좋아하게 됐던 포인트를 몇 자 적어본다. 

 

친절함

 

  '기타 샵이 친절한 건 당연한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적어도 대구에는 당연하지 않은 곳이 너무 많다. 예를 들자면, 체한듯한 표정으로 그 흔한 "어서 오세요." 하는 인사도 없는가 하면,  안 살 거면 시연을 할 수 없다는 엄포를 주기도 한다. 아니, 연주를 해보고 마음에 들어야 살 것 아닌가?

 

  적어도 뮤즈기타는 입구에 들어설 때마다 반갑게 맞아주는 사장님이 있고, 눈치 보지 않고 시연도 해볼 수도 있다. 또, 기타 입문자로 보이는 고객에게 기타를 고르는 팁과 경험담을 곁들인 조언까지 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나니 첫 기타를 구입하는 분들께는 더욱 추천하고 싶다.

 

빠른 세팅

  이제 대구에도 간단한 기타 수리나 세팅을 할 수 있는곳이 제법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뮤즈기타 사장님의 빠른 손놀림은 돋보인다. 공연을 앞두고 급하게 기타 줄 높이조절 및 픽업 밸런스 셋팅을 맡긴 적이 있는데 아주 빠르게 해주셔서 만족스러웠던 적이 있다. 아마 기타줄 교체와 같은 아주 간단한 작업에서도 이 손놀림은 돋보일 것이다.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

 

  뮤즈기타는 악기점이기 이 전에 기타 브랜드였다. 자사의 기타를 대리점과 판매점을 통해 유통하지 않고, 지사를 두어 유통마진을 줄이는 방식을 취했다. 이렇게 판매한 뮤즈기타는 기본 세팅이 무료였다. 다른 지사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구점은 그랬다.

 

  문제는 이제 'Muz'라는 기타 브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각 도시의 지사들도 폐점하거나 일반 판매점, 또는 교습소 등으로 전향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점의 사장님 역시 폐점을 고민했지만, AS에 대한 약속이 마음에 남아서 유지하기로 하셨다고 한다. '그래도 남으니까 하겠지.'라고 생각하기엔 기회비용이 너무 큰 업종이 되어버렸다.

 

  어쨌든 덕분에 대구에서 뮤즈기타를 구입한 분들은 여전히 무료 점검과 세팅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약속을 계속 지켜나갈 용기 있는 분이라면 앞으로도 믿고 다른 기타를 구입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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