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줄 높이 조절의 마지막 열쇠 - 너트(상현주) 가공

  앞서 두 차례에 걸쳐 통기타 줄 높이 조절에 대한 글을 쓴 바 있다. 이 글은 그 두 편의 글에 대한 속편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글들을 못 보셨다면 먼저 읽어보시길 권한다. 어차피 세 가지 작업을 모두 해야 해서 순서가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지만, 리페어 샵이 아닌 개인이 작업하기 용이한 순서대로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통기타 지식in] - 알맞은 통기타 줄높이는 넥 릴리프 조절부터(트러스로드 사용법)

알맞은 통기타 줄높이는 넥 릴리프 조절부터(트러스로드 사용법)

 

[통기타 지식in] - 통기타 줄높이를 낮추려면 새들 높이를 조절하자

통기타 줄높이를 낮추려면 새들 높이를 조절하자

 

줄 높이가 낮은데도 손이 아프다면?

  보통 기타 줄의 높이는 12프렛에서 측정하기 마련인데 1 프렛에서의 줄 높이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리고, 1 프렛에서의 줄 높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너트의 높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로우 프렛의 경우 멀리 있는 새들(하현주)의 높이보다 너트 높이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새들 가공을 했음에도 기타 줄이 높다고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알맞은 1프렛 줄 높이는?

1 프렛에서 0.5~0.6mm가 정상 범주다

  그렇다면 1 프렛에서의 알맞은 줄 높이는 어느 정도 일까? 여섯 줄 모두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략 0.5~0.6mm 정도다. 아무래도 줄이 굵어서 진동폭이 큰 5, 6번줄의 경우 조금 더 높고, 그 반대인 1, 2번 줄은 더 낮게 세팅한다. 

 

  하지만, 새들을 가공할 때와 마찬가지로 0.5~0.6mm라는 수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연주 스타일에 따라 어느정도 가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터프한 스트럼 연주를 즐기는 연주자라면 버징을 염려해 조금 더 높게, 소프트한 핑거링만 하는 연주자라면 편안한 연주 감을 위해 더 낮게 세팅할 수도 있는 것이다.  

 

너트 가공은 어떻게?

너트 파일로 각 현의 홈을 갈아서 높이를 낮춘다

  너트는 새들과 달리 바닥 면을 사포로 갈아내지 않는다. 새들보다 작고, 기타줄 닿는 면이 둥글어서 바닥면에 일정한 힘을 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작업 후 제자리에 붙일 때 유격이 생긴다. 게다가 여섯 줄의 줄 높이가 일정하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너트 파일(Nut File, 줄)을 이용해서 여섯줄이 걸려있는 홈을 각각 갈아줘야 한다. 이때, 기타 줄이 너트에서 꺾이는 각도를 감안하여 비스듬히 깎아야 한다.

 

개인이 하기에는 어려운 너트 가공

마틴 기타의 너트_1

  새들 가공은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해도 큰 비용이 들거나 그리 어렵지는 않다. 반면, 너트 가공은 전문적인 공구부터 필요하다. 바로 너트 파일인데 조금 쓸만하다 싶으면 10만 원 중반대를 넘어선다. 엔트리급 기타의 가격과 맞먹다 보니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또, 홈을 갈아내서 높이를 낮추는 것만 가능하고,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니 자칫 과도하게 갈아내면 아예 너트를 새로 구입해야 한다. 즉, 실수는 추가 비용으로 직결된다는 말이다. 게다가 높이를 잘 맞추더라도 기타 줄과 너트 사이에 미세한 유격이 생기면 버징 등 잡음이 생기는데, 이 경우에도 새 너트로 처음부터 작업해야 한다. 그만큼 무난하게 작업을 마치는 게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기타 리페어 샵에서 맡기는 것을 추천한다

마틴 기타의 너트_2

  앞서 말한 것처럼 셀프로 작업해도 공구가 비싸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없다. 게다가 시간낭비와 스트레스까지 동반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처음부터 리페어 샵에 맡기는 것이 좋다.

 

  리페어 샵을 추천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기타 줄의 높이는 넥 릴리프와 너트, 새들이 유기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작업을 할 때 나머지 두 가지 작업을 염두에 두고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것은 경험으로 습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숙련자가 행했을 때 단번에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같은 맥락으로 일반적인 악기점보다는 기타 세팅으로 정평이 나있는 악기점이나 기타 수리 전문점을 표방하는 업체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