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맞은 통기타 줄높이는 넥 릴리프 조절부터(트러스로드 사용법)

 습도가 높은 여름철이 되면 통기타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중 가장 체감하기 쉬운 것이 줄 높이의 변화다. 상판의 배부름 현상으로 대부분 줄 높이가 높아지지만, 반대로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상판뿐만 아니라 넥도 습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원인이야 어찌됐건 연주자의 입장에서는 연주하기 적합한 줄 높이로 셋업 하는 것이 주관심사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 연주자들을 위해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기타 줄 높이 조절을 위한 글을 쓸 예정이다. 이 글은 그중 첫 번째로 넥 릴리프 조절에 관한 글이다.

 

넥 릴리프의 정의

알맞은 기타줄 높이를 위해서 넥 릴리프부터 맞춰야한다

  릴리프(Relief)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안도, 안심이다. 따라서 넥 릴리프는 편안한 상태의 넥이라고 보면 되겠다. 기타의 넥이야 곧을수록 좋은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가장 좋은 넥 상태는 앞쪽으로 약간 휘어있는 상태다. 그리고 이런 상태를 '넥 릴리프'라고 한다.

 

기타 넥 릴리프 확인 하는 방법

정상적인 넥은 약간 휘어있다

  그렇다면 '약간' 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넥 릴리프도 수치적으로 정해져 있고, 보통의 사람들도 어림잡아 확인해볼 수 있다. 먼저 넥이 트위스트 된 곳은 없는지 총을 겨누듯 보면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이렇게 넥이 뒤틀린 기타는 릴리프를 맞추는 것이 의미 없을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신뢰할만한 리페어샵에 가는 것이 좋다.

 

1프렛과 14프렛을 잡은 뒤 7~8프렛을 확인

  본격적으로 넥 릴리프를 측정하기 위해 기타의 1프렛과 14 프렛을 잡는다. 1~6번줄 중에 어느 것도 상관없지만 보통 가장 보기 편한 6번 줄을 기준으로 한다. 굳이 1 프렛과 14 프렛을 잡는 이유는 너트와 새들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함이다. 또, 14 프렛은 넥과 바디가 접합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그야말로 넥의 상태만 따로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 7~8 프렛에서의 줄 높이를 확인한다. 보일듯 말듯하게 미세하게 떠있을 것인데 1, 14 프렛을 잡고 남은 손가락으로 톡톡 쳐보면 얼마나 떠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보통 0.3~0.8mm 정도 떠 있는 것을 정상 범위로 보는데 실제로 연주해보면 0.8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따라서 헤비 스트러머가 아니라면 0.3~0.5mm 수준이 적당하다. 

 

 

  이 수치를 어림잡아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는 피크다. 통기타 연주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0.5mm 피크가 살짝 끼는 정도면 정상 범위다. 하지만 아주 여유롭게 빠진다거나 명함도 한장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틈이 좁다면 트러스로드를 통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트러스 로드 사용법

마틴기타용 렌치 - 브랜드마다 규격이 다르다

  기타의 사운드홀 안쪽을 보면 작은 구멍 하나를 볼 수 있다. 이것은 트러스 로드를 조정할 수 있는 렌치 구멍이다. 트러스 로드는 휘어진 넥을 보정할 수 있는 장치인데 기타에 따라서 헤드쪽에서 조정하기도 한다(헤드에 트러스 로드 커버가 있는 기타들).

 

렌치를 이용해 넥 릴리프를 조정할 수 있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일단 넥에 무리가 가지 않게 기타줄을 느슨하게 한 다음 육각렌치를 원하는 방향으로 돌린다. 시계방향으로 렌치를 돌리면 지판이 올라오면서 줄 높이가 낮아진다. 반대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지판이 내려오면서 줄 높이가 높아진다. 

 

  이 때 한 번에 많이 돌리지 말고, 30~40도 정도 돌리면서 넥 릴리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릴리프를 확인할 때는 반드시 원래의 튜닝으로 맞춰놓고 해야한다. 이는 기타 줄의 장력에 따라 넥이 휘는 정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이 작업이 한 번에 끝나지 않아서 기타 줄을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게 되면 줄이 끊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만족할 수 없다면 리페어샵을 추천

  위와 같이 넥 릴리프를 맞췄는데도 줄이 높다거나 버징이 난다면 너트와 새들을 조정해야 한다. 향후 이 두가지 셋업에 대해서 다루긴 하겠지만 많은 시간과 장비가 필요하다. 게다가 경험이 없는 사람의 경우엔 실패 위험도 감수해야 하니 여러 모로 리페어 샵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통기타 지식in] - 통기타 줄높이를 낮추려면 새들 높이를 조절하자

 

통기타 줄높이를 낮추려면 새들 높이를 조절하자

기타를 관리하기 가혹한 계절인 여름과 겨울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나 요청은 기타 줄 높이 조절에 관한 것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기타 줄이 높아져서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

acousticchaser.tistory.com

 

  리페어샵에서 한번 셋업을 마치고 나면 약간의 트러스 로드 조정만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 쉽다. 그러나 트러스로드도 만능은 아니다. 일단 목재의 특성상 단시간에 과도하게 조였다 풀었다 하는 것이 넥에 좋을 리는 없다. 게다가 트러스로드를 끝가지 조이거나 풀었을 때도 넥 릴리프가 나오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셋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관리에 신경써야한다. 

 

[통기타 지식in] - 기타줄 높이 조절의 마지막 열쇠 - 너트(상현주) 가공

 

기타줄 높이 조절의 마지막 열쇠 - 너트(상현주) 가공

앞서 두 차례에 걸쳐 통기타 줄 높이 조절에 대한 글을 쓴 바 있다. 이 글은 그 두 편의 글에 대한 속편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 글들을 못 보셨다면 먼저 읽어보시길 권한다. 어차피 세 가지 작업..

acousticchaser.tistory.com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