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야마하의 재림일까? - 야마하 레드라벨 시리즈(FG3, FG5)

  지난 2018년 야마하는 TA(Trans Acoustic) 시스템을 내놓으며 통기타 연주자들을 놀라게 했다. PA 시스템이 아닌 통기타의 바디 안에서 울려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리버브 소리는 방안을 공연장처럼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호불호는 갈렸지만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기술을 인정할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혹자는 미래의 통기타 모습이 아닐까 하고 말할 정도였다. 

 

  그런 야마하가 2019년에는 빈티지 스타일의 기타를 내놓았다. 레드라벨로 유명한 올드 야마하의 FG, FS 시리즈를 부활 시킨 것이다. 작년과 정반대 콘셉트의 제품이지만 최근 부는 빈티지 바람을 생각하면 지극히 평범한 행보다. 또, 올드 야마하 마니아들의 수요를 계산에 넣았을 것이다.

 

중국 생산의 3과 일본 생산의 5, 차이점은?

야마하 FGX5

  이번 레드라벨 시리즈는 크게 3과 5모델로 나눌 수 있다. 모델 넘버 3은 중국 생산이고, 5는 일본 생산이다. 예를 들어 드레드넛 스타일의 FG3는 중국 생산, FG5는 일본 생산 기타이다. 대부분의 스펙이 같지만 아무래도 목재의 등급에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또, FG3는 픽가드나 브리지 핀이 플라스틱인데 반해 FG5는 우드 재질의 픽가드와 에보니 핀을 사용했다. 마지막으로 케이스도 폼 케이스와 하드케이스 정도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FG3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고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FG가 드레드넛 스타일이라면 FS는 OM바디 또는 콘서트 바디라 할 수 있다. FG와 마찬가지로 FS3과 FS5가 출시됐고, 바디 형태를 제외한 세부 스펙은 FG3, FG5와 같다. 또, 앞서 언급한 4가지 기타는 각각 픽업이 있는 모델이 존재한다. 바디명 뒤에 'X'가 붙는 형태로 FGX3, FGX5, FSX3, FSX5 이렇게 4종이다. 총 8가지의 옵션이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다.

 

야마하 레드라벨 시리즈의 특징

 

외관적 특성

  일단 헤드부터 올드 야마하의 특징을 그대로 따랐다. 'YAMAHA'라는 로고 대신 소리굽쇠 로고가 박혀있고, 트러스로드 커버에는 'Since 1966'이라 적혀있어서 전통성을 부각했다. 또, 빈티지 콘셉트에 어울리게 헤드 머신도 오픈 기어 타입이다.

 

FG5의 상판(좌)과 측후판(우)

  이번에 출시한 레드라벨 시리즈는 모두 시트카 스프루스 상판에 마호가니 측후판으로 제작된 올 솔리드 모델이다. 또, 많은 빈티지 컨셉의 기타들이 그렇듯 상판은 에이징 토너가 입혀져있다. 특이한 점은 반무광의 매우 얇은 피니쉬를 했다는 점이다. 다소 퍼지는 듯 나오는 빈티지 사운드를 부각하기 위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5 모델들은 우드 픽가드와 에보니 핀을 써서 더욱 분위기 있다.

 

FG-180과 FG3의 지판 차이

  너트와 새들은 본으로 되어있고, 올솔리드 모델에 걸맞게 지판과 브릿지도 에보니를 사용했다(FG-180는 올 합판, 로즈우드 지판 사용). 에보니 지판이 연주 감이 더 좋겠지만, 음색도 다소 차가워질 수 있다. 물론 로즈우드 지판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참고로 같은 야마하의 L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넥도 조금 더 얇고, 숏스케일이라 장력도 더 약하게 느껴져 연주감은 더 좋다고 느낄만하다. 

 

음향적 특성

A.R.E(좌)와 새로운 스캘럽드 브레이싱

  야마하의 자랑 A.R.E(Acoustic Resonance Enhancement)를 적용해서 처음부터 에이징된 열린 소리를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야마하의 ARE와 같이 상판을 구워서 수분을 뺀 탄화목은 마틴이나 테일러 등 메이저급 브랜드에서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야마하는 이런 구운(Torrefied) 상판을 100만원 초반대에도 접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그리고, 새로운 스캘럽드 브레이싱(Scalloped Bracing)을 적용했다. 명목은 빈티지와 모던 사운드의 조화지만 이것은 어찌 보면 독이 될 수도 있다. 브레이싱 변경은 소리의 변화를 의미하는데 이 소리가 옛 것에 비해 매력적이지 못하다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애트모스 필(Atmosfeel) 픽업 시스템

애트모스필 픽업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느끼는데 굉장히 향상된 픽업이 장착 됐다. 기존의 언더 새들(피에조) 센서와, 바디 트랜스듀서 센서, 그리고 마이크의 트리플 소스 블랜딩 픽업이다. 다만 이렇게 소스가 많아지면 열악한 환경에서는 좋은 소리를 얻기가 힘들다. 따라서 부가적인 장비도 받쳐줘야 하거니와 소리를 만드는 실력도 따라줘야한다. 하지만 이런점이 해결되면 더할나위 없이 자연스러운 소리를 선사한다. 

 

  아쉬운 점은 픽업이 없는 모델에 비해서 가격이 27~28만원 증가하는데 적은 비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참고로 FG3, FS3의 국내 가격은 112만 원, FG5, FS5는 169만 원, FG3X, FSX3는 140만 원, FGX5, FSX5는 196만 원이다. 

 

2016년 FG-180 50TH을 출시한 바 있다

 

  FG 레드라벨의 복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야마하 기타의 50주년 기념모델로 최초의 FG 시리즈인 FG-180을 복각해 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기억으론 한정판임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그닥 폭발적이진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소리 성향이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최초의 야마하는 마틴을 카피해서 기타를 만드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후 자리를 잡아가면서 야마하만의 소리 철학이 생겼다. 따라서 지금의 야마하 기타는 옛날의 그것과는 많이 다른 소리가 난다. 목재도 올 솔리드로 업그레이드되었고, 더 향상된 브레이싱을 썼지만 올드 야마하 팬들을 달래기엔 너무도 다른 성향의 기타였다.

 

비슷한 사양과 가격의 FG3, 이번엔 다를것인가?

FG5(픽가드의 질감으로 구분할 수 있다)

  FG-180 50TH는 중국 생산 제품이었고, 이번에 출시된 FG3과 특징이 유사하다. 물론 브레이싱이나 피니쉬 등 달라진 스펙의 영향으로 소리의 변화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느낌으론 이번 신제품 역시 기존에 야마하가 가지고 있던 기조에 큰 변화는 없다. 즉, 빈티지 기타 특유의 터덜터덜하는 소리가 아닌 맑은 고음과 함께 밸런스 있는 소리가 나는 전형적인 야마하의 느낌이 난다.

 

  변수가 있다면 기본 스트링이 엘릭서 80/20이라는 점이다. 이 스트링을 빈티지 성향의 다른 스트링으로 교체했을 때 좀 더 확실한 평가를 할 수 있겠다. 과연 이번엔 올드 야마하 마니아들의 귀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사진출처 : 야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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