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력이 약한 기타줄 추천에 빠질 수 없는 산타크루즈 로우텐션 스트링

  클래식 기타나 일렉 기타에 비해 통기타 줄의 장력은 매우 강하다. 이 점은 특히 입문자나 초보 연주자에게 배움의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그러나 강한 장력이 부담스러운 건 초보 연주자들 뿐만이 아니다. 속주, 또는 테크니컬 한 연주를 즐기거나 기타의 상판 변형이 걱정되는 사람도 강한 장력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장력이 약한 기타 줄에 대한 요구는 꾸준하다.

 

  장력의 부담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더 얇은 기타줄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는데도 연주자들이 선뜻 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소리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즉, 장력은 부담스럽지만 성량과 저음을 포기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기타줄 제조사들은 이런 연주자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게이지는 유지하면서 코어(중심선) 스트링을 가늘게 하기에 이르렀다. 지금 소개하는 산타크루즈 로우텐션 기타줄도 이런 종류의 스트링이다.

 

산타크루즈 파라볼릭 텐션 스트링

산타크루즈 파라볼릭 텐션 스트링 - 로우텐션

  이 제품의 정확한 제품명이다. 어쩌면 제품군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이 파라볼릭 텐션 스트링은 로우텐션과 미드텐션으로 나뉜다. 흥미로운 점은 기타줄 포장 그 어디에도 게이지를 알 수 있는 단서가 없다는 것이다. 그 후 표지를 다시 보니 "게이지는 의미없다. 장력이 전부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연주 감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게이지보다 장력이라는 점을 어필하는 듯하다. 그래도 게이지를 아예 언급하지 않은 것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케팅 포인트를 낮은 장력으로 잡았기 때문이라면 장력에 대한 수치를 적었더라도 좋았을 듯 하다.

 

어디에도 게이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또, 로우텐션과 미드텐션 모두 포스포 브론즈만 있다. 즉, 이 시리즈는 로우텐션과 미드텐션, 이렇게 단 두 종류뿐이다. 80/20 브론즈를 종종 사용하는 입장에서 다소 아쉽지만 선택과 집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약해진 장력으로 인해 펀칭감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서 80/20 브론즈를 배제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래 링크는 게이지와 성분에 따른 음색 특성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스트링/기타줄] -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기타줄 추천 받기에 앞서 종류부터 알아보자

애초에 한편으로 정리하려 했던 '기타줄 종류에 따른 음색 특징'에 관한 글을 총세편에 걸쳐 마무리했다. 그래서 세편의 글을 요약하여 종합하는 글의 필요성을 느꼈다. 제목을 조금 다르게 붙여본 것은 검색 키워..

acousticchaser.tistory.com

 

허술한 포장

  기타 줄만 좋으면 되지 포장에 신경 쓰냐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명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타 줄이 생산되고, 소비자의 손에 오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데다 판매점에서 철저한 제습 상태로 보관 할리도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최근 밀봉된 포장으로 바뀌는 트렌드가 반갑기도 하다.

 

다소 허술한 포장

  하지만, 산타크루즈 파라볼릭 텐션 스트링은 이런 트렌드와 다르게 여닫을 수 있는 비닐팩에 들어있다. 예전에 존 피어스 스트링에서 봤던 것과 같은 형식이다. 다소 허술한 포장 때문인지 기타 줄이 전체적으로 매끈하지 않고, 군데군데 거친 곳이 있었다. 다만 이것이 부식된 것인지 제조상의 허점인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매우 단순한 프린팅

  종이봉투로 된 낱줄 포장도 굉장히 프린팅이 간결하다. 이 점 역시 원가 절감 요소겠지만, 오히려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편해서 더 좋았다. 

 

코팅 스트링, 그리고 준수한 수명

마이크로 코팅 스트링

  산타크루즈 파라볼릭 텐션 스트링의 3~6번 줄의 랩 와이어(Wrap Wire)는 마이크로 코팅이 되어있다. 또, 모든 줄의 코어 스트링은 증기열처리되어있어서 긴 수명을 가진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그렇게 특출 나게 수명이 긴 느낌은 아니다. 이 정도면 엘릭서를 제외한 보통의 코팅현과 비슷한 수준의 수명으로 보인다. 

 

연주감과 음색

  먼저 코팅의 느낌이 그리 과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코팅의 느낌이 아예 느껴지지 않는가 하면 그 정도는 아니다. 나의 경우는 모르고 연주하더라도 충분히 코팅현이라고 느낄 만한 정도였다. 사실 코팅의 유무는 소리에서 더 잘 느껴진다. 산타크루즈는 매우 우수한 코팅이라 홍보하고 있지만, 일단 코팅이 입혀지면 고음역이 깎인다. 이는 로우텐션 기타 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적으로 코팅 스트링을 선호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코어를 가늘게 하고 랩 와이어를 굵게 해서 게이지는 같다

  게다가 코어를 얇게 만든 영향인지 확실히 저음이 빈약한 편이다. 새 스트링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 정도 사용한 마틴의 에릭 클랩튼 시그니쳐 스트링에 비해 저음과 펀치감이 약했다. 그 덕분에 상당히 밝은 톤이 돋보이고, 깔끔하고 부드럽다는 인상을 준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코팅과 얇은 코어의 영향으로 중음역이 강조된듯한 효과가 난다. 단조롭고 심심한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빈티지한 사운드라고 느낄 수도 있다. 이는 약간 톤이 다운됐을 때 더 도드라진다. 그렇다고 해서 새 줄일 때 소리가 튄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이런 종합적인 음색 특징을 고려하면 레코딩용으로 사용하기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장력은 듣던 대로 상당히 약했다. 마치 커스텀 라이트 게이지(.011)를 연주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다만 커스텀 라이트 게이지만큼은 아닐지라도 기존의 라이트 게이지 스트링에 비해 다이나믹한 느낌이 떨어지는 것은 확실히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가격 대비 큰 매력을 못 느끼겠지만, 머리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장력이 약한 기타 줄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무난히 추천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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