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인어스와 크래프터 글로우 기타 줄의 조합
지난번에 크래프터 글로우 기타 줄에 대해 리뷰한 적이 있다. 늘 그랬듯 마틴 D-35MP에 장착하여 연주했고, 느낀 대로 가감 없이 적었다. 그런데 연주를 거듭할수록 글로우 기타 줄의 특징이 크래프터 기타와 아주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속편을 쓰게 됐다. 이번엔 크래프터의 대표 기타인 갓인어스와 글로우 스트링의 조합이다.
크래프터 갓인어스 VVS와 글로우 기타줄
내가 가지고 있는 기타는 갓인어스 VVS 다. 오리지널 갓인어스와 달리 시트카 스프루스 탄화목 상판을 사용해서 저음이 더 풍부하고, 스트럼에서의 직진성이 좋다. 취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갓인어스의 업그레이드 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VVS는 빈티지 보이스 시스템의 약자인데 마치 오랜 시간 연주해서 에이징이 된듯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란다. 글로우 기타 줄도 빈티지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이 기타와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했다.
글로우는 85/15 브론즈 라이트 게이지 스트링
크래프터 글로우 스트링은 85/15 브론즈로 되어있다. 색상으로 봐서 85%는 구리, 15%는 아연인 듯하다. 사실 이 성분비가 맞다면 브론즈가 아니라 브라스가 맞지만, 상업적 관행으로 브론즈라고 통칭한단다.
또, 게이지는 1번, 6번 줄이 각각 0.012, 0.053인치로 대표되는 라이트 게이지다. 그래서 정확한 제품명이 GLOW-AL(어쿠스틱 라이트 게이지)이다. 훗날 커스텀 라이트나 미디엄 게이지 제품도 내주길 기대하지만, 일렉기타 줄이 먼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아래 링크에 글로우 스트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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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력이 약해서 트러스로드 조정이 필요하다
기타 줄을 교체한 후 연주해 보니 버징이 난다. 그만큼 줄의 장력이 약해서 넥이 더 뒤로 젖혀졌다는 뜻이다. 교체 전에 사용하던 다다리오 XS의 장력이 별로 강하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글로우의 장력은 매우 약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4mm 규격 육각렌치만 있으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사운드 홀 안쪽에 넥 방향으로 바라보면 트러스로드 구멍이 있는데, 이곳에 육각렌치를 끼우고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줄이 높아지면서 버징이 없어진다.
이때 넥 보호와 원활한 작업을 위해 줄을 적당히 푸는 것이 좋고, 한 번에 너무 많이 돌리지 않는 것이 좋다. 약 30도 정도 돌려서 튜닝한 후 연주 해보고, 부족하면 추가작업을 하면 된다. 트러스로드 사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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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터 기타와 잘 어울리는 음색
버징을 잡고 연주를 해보니 꽤 근사한 소리가 난다. 울림이 경쾌하면서도 단정하고, 부드러운 소리다. 중음역이 상당히 도드라지는데 앞서 언급한 VVS가 이 특징을 더 부각하는 것 같다. 그래도 중음이 너무 튀어나와서 와일드하진 않고, 기분 좋게 부스트 되어있는 정도다.
저음은 부드럽게 퍼지는데 아주 부족하진 않다. 다만 묵직하게 받쳐주는 맛은 없어서 펀치감은 아쉽다. 이게 포스포 브론즈 기타 줄과 가장 다른 점이다.
가장 궁금했던 고음은 역시나 단정하게 절제되어 있다. 다만, 마틴 D-35MP에서 느낀 것만큼 답답하진 않다. 오히려 거칠고, 날리는 듯한 고음을 잘 잡아주고 있어서 전체적인 밸런스는 더 좋아진 느낌이다. 한 대로 속단하긴 이르지만 크래프터 기타와 궁합이 상당히 좋아 보인다.
수명이 아쉽지만 가성비는 좋다
글로우 기타 줄은 톤이 한 풀 꺾이면 더 따뜻한 소리가 나는데 여기서 톤이 더 죽으면 저음이 빈약해진다. 이 점 때문에 코팅현 치고 수명이 짧다고 느끼는 연주자도 있을 것 같다. 이는 코팅 방식과 재질(85/15)에서 오는 태생적인 문제라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한 세트 9,800원이라는 가격이 아쉬움을 덜어준다. 만약 크래프터 기타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소리는 어떤 것인지 한 번쯤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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