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줄 성분에 따른 음색 차이(80/20 브론즈 VS 포스포 브론즈)
- 스트링/통기타줄
- 2019. 6. 7. 23:41
이 전 글에서 취향에 맞는 기타줄을 찾기 위한 첫걸음은 스트링 게이지(기타줄 굵기)를 선택하는 것이라 한 바 있다. 마음에 드는 스트링 게이지를 골랐다면 그다음은 본격적인 음색을 결정하는 기타줄의 성분을 선택해야 한다. 100년이 넘는 스틸 스트링의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성분의 기타줄이 있지만 연주자들의 선택에 의해서 도태된 것들도 많다. 이 글에서도 그런 것들은 제외하고, 가장 인기 있는 스트링 위주로 정리했다.
[스트링/기타줄] - 기타줄의 굵기(게이지)에 따른 음색 차이
80/20 브론즈(Bronze)
'Bronze'를 영한사전에서 찾아보면 '청동'이라 나와있다. 청동은 구리와 주석의 합금이니 '80/20 브론즈는 구리 80%와 주석 20%의 합금이겠구나.' 하고 착각하게 된다. 사실 80/20 브론즈는 구리와 아연을 80:20 비율로 섞어 만든 황동(Brass)이다. 줄의 모든 성분이 구리와 아연으로 된 것이 아니라 코어(중심선)는 스틸로 되어있고, 코어를 중심으로 랩핑 된 금속이 80/20 브론즈라는 뜻이다. 브라스 대신 브론즈를 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구전적으로 굳어버린 게 아닌가 싶다.
이 스트링은 주로 저가 기타의 팩토리 셋업으로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만큼 다른 성분의 줄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음에 언급할 포스포 브론즈보다 장력이 약해서 연주 감도 좋다. 가격으로 보나 장력으로 보나 초보 연주자들이 선호할만한 스트링이다.
노란색을 띠는 색깔만큼이나 밝은 음색을 가지고 있다. 다만 기타에 따라서 다소 날리는 듯한 음색으로 느낄 수 있고, 톤 다운이 빨리 일어나서 기타줄 교체 주기가 비교적 짧은 게 흠이다.
포스포 브론즈(Phosphor Bronze)
포스포 브론즈는 우리말로 인청동이다. 스트링 제조에 쓰이는 포스포 브론즈는 92%의 구리와 8%의 주석과 소량의 인으로 이뤄진 합금이다. 80/20 브론즈와 마찬가지로 코어를 감싸는 랩 와이어만 포스포 브론즈로 이뤄져 있다.
현재 대부분의 기타가 포스포 브론즈 스트링을 걸고 출고될 정도로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줄이다. 80/20 브론즈보다 가격이 비싸고, 걸리는 장력도 더 강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비교적 수명이 길고, 잘 정돈된 톤을 가지고 있어서 가장 많은 연주자가 사용하고 있다. 저음이 풍부하기 때문에 80/20에 비해 다소 어두운 음색을 가진다. 다른 말로 따뜻한 음색이라 표현할 수도 있겠다. 또, 펀칭 감이 좋고, 명료한 느낌이 있어서 핑거링 위주의 연주자라면 더욱 만족감이 높다.
모넬(니켈과 구리 합금)
현재 통기타에서 가장 많이 쓰는 스트링은 위에 언급한 포스포 브론즈와 80/20 브론즈다. 하지만 스틸 스트링 기타가 막 대세가 되기 시작한 1920년 무렵에 기타줄의 재료로 쓰던 금속은 모넬이었다. 흥미롭게도 최근 들어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스트링 재조사들이 다시금 니켈 합금 스트링을 내놓고 있다.
소리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아서 다소 빈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일정기간 사용하면서 톤이 다운되기 시작하면 중음역이 강조된 따뜻한 소리가 난다. 장력이 약하고 니켈 특유의 부드러운 느낌 덕분에 연주 감은 매우 좋지만,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나서 호불호가 갈린다.
새로운 재료의 스트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언뜻 보면 변화 없이 보수적인듯한 통기타 시장이지만, 새로운 시도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스트링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에는 구리와 알루미늄 합금도 등장하고, 티타늄 코어를 사용한 스트링도 출시됐다. 지금은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지만, 10~20년 후에는 어떤 성분의 기타줄을 쓰고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변하지 않는 진리는 대중적인 인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가 먼저라는 것이다. 주위 사람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있는 여러 가지 의견은 참고만 하고, 다양한 제품을 써보면서 나의 개성을 표현해줄 스트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