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 측후판 목재의 종류 - 좋아하는 음색에 따라 선택하자

  통기타 상판 목재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아야 한다. 이는 기타줄과 함께 가볍게 울리면서도 줄의 장력을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측후판 목재는 상판이 진동하며 울린 소리를 다시 앞쪽, 즉 사운드홀 쪽으로 반사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거운(비중이 큰) 목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측후판 목재의 또다른 역할은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물론 헤드룸의 크기와 배음에 관여했던 상판도 음색에 관여하지만, 측후판과의 조합으로 매우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판보다는 훨씬 다양한 목재를 사용하고 있고, 지금도 매년 새로운 목재가 등장하고 있다. 이 글에서 그 모든 목재를 다루는 것은 무리가 있어서 그나마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음향목 몇 가지의 음색 특징을 다뤘다. 

 

[통기타 지식in] - 통기타 상판 목재의 종류 - 연주 성향에 따라 따라 선택하자

 

통기타 상판 목재의 종류 - 연주 성향에 따라 따라 선택하자

기타줄과 함께 진동하며 소리를 내는 통기타 상판 목재는 가벼울수록(비중이 낮을수록) 좋다. 목재가 가벼우면 진동이 더 자유로워져서 성량이 커진다. 그것은 음의 크고 작음을 표현하는 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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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로즈우드

인디언 로즈우드

  인디언 로즈우드(Indian Rosewood)는 현재 다양한 악기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음향목 중 하나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굉장히 넓은 대역에서 반응성이 뛰어나고, 내구성도 좋은편이어서 제작자나 연주자 모두가 선호할만하다. 넓은 주파수 스펙트럼을 가지면서도 중음역이 다소 빠지는듯한 소리가 나는데 그 덕분에 맛있게 요리된듯한 소리가 난다.

 

  이런 뛰어난 음색 특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많은 브랜드와 루시어들이 인디언 로즈우드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량이 풍부하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모든 로즈우드가 2017년부터 CITES(멸종 위기 동식물 교역 국제협약) 2급으로 지정되면서 위기감이 돌고 있다. 경제력이 성장한 중국인들이 가구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요가 폭증한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단다. 아직 수량이 부족한 단계는 아니지만, 목재 수출입 시 서류 절차가 까다로워져서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이 같은 이유로 로즈우드를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도 하나 둘 늘고 있다.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브라질리언 로즈우드(Brazilian Rosewood)는 인디언 로즈우드에 비해 더 넓은 주파수 대역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화려한 배음도 갖추고 있어서 현존 최고의 음향목으로 이견이 없을 정도다. 저음도 좋지만 고음 특성이 뛰어난 덕분인지 인디언 로즈우드보다 훨씬 경쾌하고, 시원스런 소리가 난다. 

 

  이렇게 뛰어난 음향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매우 찾아보기 어렵다. 1960년대 이후로 수량이 급감했고, 1992년 CITES 1급 보호수종이 되면서 벌목이나 교역이 금지된 상태다. 그 결과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가격이 되어버렸다. 인디언 로즈우드가 현재의 대세가 된 것은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의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요인이다. 훗날 인디언 로즈우드 역시 다른 대체목에게 자리를 내어줄지도 모르겠다.

 

마다가스카르 로즈우드

마다가스카 로즈우드

  마다가스카르 로즈우드(Madagascarn Rosewood)는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의 대체목이다.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와의 차이점이라 하면 다소 어둡고 건조하게 느껴지는 음색이다. 대신 더 풍부한 저음과 선이 굵은 소리 특성 덕분에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안타깝게도 마다가스카르 로즈우드 역시 수급이 좋지않다. 게다가 독재정권의 마다가스카르를 제제하기 위한 UN협약 때문에 수량은 더욱 부족하다. 그런 이유로 최근 수년에 걸쳐 가격이 급상승 중이다.

 

코코볼로

코코볼로

  코코볼로(Cocobolo) 역시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의 대체목이라 볼 수 있다. 넓은 대역폭을 가지지만,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에 에 비해 고음역에 좀 더 치우쳐있다. 그렇다고 저음이 부족하지는 않다. 적당한 저음 속에서 맑고 선명하게 울리는 고음이 매력적이라 핑거스타일 연주자들이 선호한다. 또, 이런 고음 특성 덕분에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에 가장 근접한 목재라고 말하는 연주자들이 많다.

 

  매우 밀도가 높고 단단해서 내구성이 좋다고 홍보하는 브랜드들이 있는데 의외로 크랙이 잘 생기는 목재다. 몇몇 목재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인데 오히려 너무 단단한 목재들이 급격한 온습도 변화에 약한듯 하다. 또, 가공 시 발생하는 먼지가 알레르기나 천식을 일으키기도 해서 루시어들 역시 그다지 선호하는 목재는 아니란다.

 

지르코테

지르코테

  굉장히 독특한 줄무늬가 특징인 지르코테(Zircote)도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와 음색특성이 흡사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크랙이 굉장히 잘 생기기로 유명한 목재라 관리가 매우 어렵다. 가격도 굉장히 비싼 터라 기타 관리에 웬만큼 자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부빙가

부빙가

  부빙가(Bubinga)는 베이스 기타에도 쓰일 정도로 중저음역 특성이 좋다. 그러면서도 중음역이 밝은 톤을 유지해서 그렇게 어두운 소리는 아니다. 아프리칸 로즈우드로 불릴 정도로 로즈우드와 유사한 면이 있고, 배음도 풍부하다.

 

  그러나 브라질리언 로즈우드보다도 비중이 높은 굉장히 무겁고 단단한 목재여서 가공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대량생산으로 선호하는 목재는 아니고, 커스텀 라인이나 소규모 공방에서 주로 사용한다.  

 

마호가니

마호가니

  마호가니(Mahogany)는 인디언 로즈우드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통적 음향목이다. 앞서 언급했던 로즈우드 계열, 혹은 그 대체목들과 다르게 중음역이 강조된 따뜻한 음색이 특징이다. 또, 측후판에 사용하는 다른 목재들보다 가벼운 편이라 소리 역시 가볍고, 다소 건조하게 느껴진다. 기름진 로즈우드 소리가 부담스럽다면 선택할만한 목재다.

 

  마호가니는 기타의 넥에도 쓰일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나다. 가볍고 튼튼하다는 상판 음향목 조건에도 부합하기 때문에 올마호가니 기타를 제작하기도 한다.

 

  한편 다소 가벼운 소리와 저가 기타에 많이 쓰인다는 인식 때문에 싸구려로 취급받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리 저렴하지는 많다. 본래 마호가니라 함은 온두라스 마호가니를 가리키는데 현재 수량도 풍부하지 않고, CITES 보호 수종으로 지정된 상태다. 현재는 아프리칸 마호가니나 사펠레를 대체목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펠레

사펠레

  샤펠이라 많이 부르는 사펠레(Sapele)는 대표적인 마호가니 대체목이다. 마호라니의 음색 특성과 흡사하며 고음역이 조금더조금 더 확장되어 있다. 따라서 마호가니보다 조금 더 밝고 시원한 소리가 난다. 

 

  대부분 마호가니와 사펠레에 토너를 입혀 제작하는데다 외관도 비슷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눈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다만 100만 원 이하의 기타에 쓰는 마호가니는 대부분 사펠레로 봐도 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하와이안 코아

  하와이안 코아(Hwaiian Koa) 역시 중음역이 강조된 소리가 나는데 마호가니에 비해 배음이 풍부해서 굉장히 달콤하게 느껴진다. 또, 이런 음색 특징 때문에 우쿨렐레 제작에도 많이 사용된다.

 

  밝은 색상과 화려한 무늬 덕분에 인기가 많지만 수급이 좋지는 않아서 가격은 매우 비싸다. 마호가니와 마찬가지로 상판 음향목으로도 괜찮은 편이어서 올 코아로 제작하기도 한다. 다만 에이징이 매우 느린 목재라서 소리가 열리기까지 인내심이 필요하다. 

 

  한편, 오스트레일리안 블랙우드는 외관과 음색 특성이 하와이 코아와 매우 닮았다. 거의 비슷한 수종으로 생장 지역에 따른 차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코아에 비해 다소 어둡고, 건조한 소리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넛

월넛

  월넛(Walnut)은 코아와 유사한 특성을 갖고 있다. 중음역이 강조되어있지만 마호가니보다는 다소 밝은 느낌이다. 또, 저음이 단단하게 울리며 고음 특성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매우 풍부하고, 화려한 배음은 핑거스타일 연주자들의 관심을 살만 하다. 

 

  월넛의 가장 큰 장점은 미국에서 구하기 쉬운 목재이며 매우 저렴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근들어 미국 브랜드들이 저가 올 솔리드 기타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오방콜

오방콜

  오방콜(Ovangkol)은 인디언 로즈우드와 흡사한 생김새 답게 대체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디언 로즈우드와 같이 주파수 스펙트럼이 넓지만 중음역이 강조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중음역이 강조된 달콤한 소리 덕분에 코아와 흡사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혹자는 로즈우드와 코아의 중간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메이플

메이플

  매우 밝고, 화려한 무늬가 특징인 메이플(Maple)은 굉장히 고음에 특화된 목재다. 게다가 배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고 명료하게 울리는 특징이 있다. 배음이 적어 서스테인이 다소 짧은 것은 단점이지만, 이런 특징은 레코딩 작업 시 빛을 발한다. 통기타의 저음과 배음이 풍부할수록 수음을 비롯한 믹싱 작업에서 애를 먹게 되는데 메이플 측후판을 쓴 기타는 이런 수고를 덜 수 있다. 게다가 음의 반응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솔로 연주 시 존재감 있는 소리를 느낄 수 있다.

 

머틀우드

머틀우드

  머틀우드(Myrtlewood)는 전체적으로 밝으면서도 균형 잡힌 소리가 특징이다. 맑고 명료하게 울리는 톤은 메이플과 흡사하다.  

 

아프리칸 블랙우드

블랙우드

  아프리칸 블랙우드(African Blackwood)는 에보니나 브라질리언 로즈우드보다 더 비중이 큰 굉장히 무거운 목재다. 무게만큼이나 굉장히 펀칭 감 있고, 힘 있는 소리가 특징이다. 어두운 종소리 같은 배음이 돋보이며, 음에 대한 반응은 다소 느린 편이다. 가공이나 관리하기가 까다로워서 주로 커스텀 목재로 쓰인다. 

 

마카사르 에보니

  독특한 줄무늬가 특징인 마카사르 에보니(Macassar Ebony)도 다른 에보니만큼이나 비중이 큰 무거운 목재다. 맑은 고음과 단단한 저음 특성을 가지고 있고, 성량이 매우 크다. 또, 펀칭 감이 매우 강한 소리가 나기 때문에 레드우드나 웨스턴 레드 시더 같은 무른 목재와 조합하면 밸런스가 잘 맞다.

 

선호하는 음색에 따라 선택하되 상판 목재와의 조합을 고려

 

측후판 목재의 음색특성 그래프

  앞서 다양한 목재의 특성을 다뤘는데 위 그래프엔 몇 가지 목재가 빠져있다. 가로축은 고음&저음 성향을, 세로축은 명료함&배음 성향을 참고할 수 있다. 음색을 저런 이차원적인 그래프로 표현할 수 없는 데다가 느끼는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참고만 하는 게 좋다. 하지만, 우리가 위에 언급한 모든 목재를 다 접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래프를 통해 직접 연주하고 느껴본 측후판 목재와 비교할 수 있음에 의의를 두자.

 

  본인이 선호하는 음색에 맞게 측후판을 선택한 후엔 상판과의 조합도 고려해봐야 한다. 측후판의 음색 성향은 상판이 어떤 목재인가에 따라 다르게 구현되기 때문이다. 가령 마카사르 에보니는 웨스턴 레드 시더와 조합했을 때 범용성이 뛰어난 기타가 되지만, 아디론닥 스프루스와 조합하면 배음은 단조롭지만 펀칭 감이 극대화되어 스트로크에 특화된 기타가 된다. 

 

  그러나 기호에 맞게 상판과 측후판을 선택하더라도 브랜드, 혹은 제작자에 따라 천차만별의 음색의 띈다. 이 것이 다양한 브랜드에서 다양한 목재조합의 기타를 연주해봐야 하는 이유다. 훗날 내가 직접 연주하며 느껴본 브랜드에 따른 음색 특징과 함께 그 브랜드의 목재조합은 어떤 느낌의 소리가 나는지까지 정리해보리라 기약한다.  

 

-사진 출처: 브리드러브 뮤직, 테일러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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