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 몇살부터 배울 수 있나요? - 레슨에 관한 질문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통기타는 몇 살부터 배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많은 학교들이 '1인 1 악기'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있고, 자유학기제의 확대로 인해 이른 나이부터 악기를 시키려는 부모들이 늘면서 이 질문의 빈도는 더 늘어났다. 굳이 학교 교육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취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여서 이런 관심과 질문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개인차가 심하다

  꽤 자주 접하는 질문이지만, 답할 때마다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대부분의 질문자도 인지하다시피 개인차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알 정도로 센스가 뛰어나거나 해내고 말겠다는 투쟁심이 넘치는 아이가 있는 반면, 크게 흥미를 못 느끼고 집중을 못하는 아이도 있다.

 

  이런 개인차는 신체 발달에서도 나타난다. 요즘은 다양한 크기의 기타가 있어서 체격은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이 마다 손의 크기나 악력의 세기가 달라서 체감하는 난이도가 다를 수 있다. 더군다나 피부까지 약하다면 통기타 줄의 강한 장력은 다소 가혹한 수준이다. 이렇게 열이면 열, 모두 다 다른 아이들 속에서 "몇 살부터 가능하다."라고 못 박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이보다 의지가 더 중요하다

  기타 레슨이나 방과후수업에서 왜 기타를 배우려고 하는지 질문해보면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대부분은 "부모님이 시켜서"라고 답한다. 또, 그 아이들의 부모에게 왜 기타를 시키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아이가 악기를 하나쯤 다룰 수 있으면 좋겠는데 활용도가 높은 통기타가 좋겠다 싶어서"와 비슷한 답을 주로 듣게 된다. 즉, 배우는 아이도, 시키는 부모도 기타에 큰 흥미가 없어서 열심히 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기타를 시작하기 좋은 나이를 논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것보다는 아이가 얼마나 기타를 좋아하고, 연주하고 싶어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만약 아이가 일찍 기타를 배우게 되기를 원한다면 무작정 레슨을 시작하는 것보다 공연을 자주 보는 등 기타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이의 의지를 확인했다면 스스로 그 의지를 관철할 수 있게 조력하면 된다. 무엇이든 흥미가 있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면 신체적인 핸디캡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이에 연연하지 않아도..

  평생 악기로 만들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기타를 배우게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계기가 어떻든 악기를 손에서 놓는 순간 기억에서 서서히 지워져 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어린 시절 배웠던 피아노가 잘 기억이 안나는 것도 비슷한 이치다. 결국 평생을 지속할 수 있을 만큼 그 악기를 좋아해야 '평생 악기'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이른 나이에 시작하는 것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아이가 스스로 기타를 배우고자 하는 지속적인 의지를 보인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시켜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린 아이들은 변덕도 심하기 때문에 반드시 '지속적인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아이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도록 조력할 수 있는 스승을 만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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