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20 브론즈 기타 줄의 진실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80/20 브론즈". 밝은 음색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많은 연주자들이 좋아하는 기타 줄의 소재다. 그런데 80/20 브론즈라는 이름을 곱씹어보면 조금 이상한 점이 있다. 과연 이 것은 진짜 브론즈일까?
브론즈와 브라스, 무엇이 다른가?
일반적으로 브론즈는 구리와 주석의 합금을 말한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웠던 청동기 시대의 청동이 바로 브론즈다. 브라스에 비해 단단하고 부식에 강한 특성이 있다.
반면, 브라스는 우리말로 황동이라 부르며 구리와 아연의 합금이다. 브론즈에 비해 가공이 쉽고, 더 밝은 색을 띄는 특징이 있다.
두 금속 모두 기계나 조각상, 종, 악기 부품 등에 쓰이지만, 합금 원소가 다르기 때문에 전혀 다른 금속이다.
80/20 브론즈는 '브론즈'가 아니다.
기타 줄 제작 원료 중 하나인 80/20 브론즈는 구리 80%와 아연 20%로 이루어진 합금이다. 앞서 본 정의에서 알 수 있듯 이 것은 브론즈가 아니라 브라스, 즉 황동이다. 그런데 왜 황동인데도 브라스가 아니라 브론즈라는 이름이 붙였을까?
왜 '브론즈'라는 이름을 쓸까?
이 것은 다소 관습적인 업계의 명명 방식, 또는 마케팅적 요소 때문이다.
역사적 관습
20세기 초 기타 줄 제조사들이 여러가지 합금으로 줄을 개발하면서 '브론즈'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 것이 관습적으로 정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후 제조사들은 통일성이나 마케팅 효과를 위해 그대로 사용하게 됐고, 상표처럼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브론즈가 주는 이미지
'브론즈'라는 단어는 따뜻하고, 고풍스로운 느낌을 준다. 즉, 브라스보다 브론즈가 주는 이미지가 더 고급스럽기 때문에 소비자의 인식을 고려한 네이밍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리와 연주감
우리가 기타 줄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 줄의 소리와 연주감이다. 80/20 브론즈 스트링은 펀치감이 다소 약하지만 밝고 부드러운 느낌이 일품이다. 또, 포스포 브론즈에 비해 장력이 약하기 때문에 좀 더 편안한 연주감을 원하는 사람에게도 잘 맞다.
만약 '80/20 브론즈'의 이름을 브라스로 고친다고 해도 이런 특성이 바뀌는 것은 아니니 이름이 틀렸다는 것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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