뻗는 힘이 아쉬운 기타줄 - 고퍼우드 로즈골드 스트링

  나는 국산 브랜드의 기타 줄을 선호하지 않는다. 제품 설명을 보면 그럴싸하지만 실제로 체감할 만큼 와닿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가격이 저렴한 만큼 아쉬운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조금씩 발전하리라는 기대에 새로운 기타 줄이 나오면 한 번씩 구입하는데, 이 번에는 고퍼우드 로즈골드 스트링이 바로 그것이다. 

 

고퍼우드 GWAS-1253

고퍼우드 로즈골드 스트링

  고퍼우드 로즈골드 스트링의 모델명은 GWAS-1253 이다. GWAS는 고퍼우드 액세서리 스트링의 약자로 보이고, 1253은 라이트게이지 스트링의 1번 줄과 6번 줄 굵기인 0.012인치와 0.053인치를 의미한다. 굳이 'A'를 집어넣은 것으로 봐서 다른 액세서리들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코팅 방식

코팅방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로즈골드 스트링은 코팅현이다. 제품 포장의 뒷면에는 코팅의 방식에 대해 거창하게 설명하고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랩와이어를 감기 전에 코팅을 먼저 하고 감았다는 것인데 이 방식은 다다리오 EXP와 XT시리즈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나 익숙한 방식이다. 엘릭서나 다다리오 XS시리즈처럼 랩 와이어를 감고 전체를 코팅하는 방식보다 소리와 연주할 때의 이질감은 덜하고, 대신 수명은 짧다(그래도 코팅이 안된 기타 줄보다는 길다).

 

85/15 브론즈

  기타 줄에 가장 흔히 사용하는 금속은 포스포 브론즈와 80/20 브론즈다. 따라서 85/15 브론즈가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몇몇 업체들이 만들고 있긴 하다. 보통은 구리와 아연 85/15 합금을 사용하는데 이 블로그에서도 이와 같은 스트링을 소개한 적 있다.  

 

로즈골드라고 이름 붙인 것도 저 색상 때문인듯 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고퍼우드에서 성분을 상세히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15%가 아연인지 주석인지 확실하지 않다. 이 스트링이 띄는 색깔로 봐서 15%는 주석(약간의 인 포함)으로 보인다. 만약 아연이 들어갔다면 황동이라는 것이고, 황동은 이보다 훨씬 밝은 노란색을 띄게 된다. 판매 페이지의 설명에서 포스포 브론즈와 80/20 브론즈의 장점만 모았다고 말하고 있는 것도 이 추측에 힘을 더한다. 

 

[스트링/통기타줄] - 부드러운 소리가 돋보이는 통기타줄 ghs 빈티지 브론즈 스트링

 

부드러운 소리가 돋보이는 통기타줄 ghs 빈티지 브론즈 스트링

맛있는 반찬을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먹는 느낌이랄까? 가장 기대됐던 기타 줄인 ghs 빈티지 브론즈 스트링을 이제야 걸어보게 됐다. 이 달에도 다른 줄부터 쓰고, 한 달 더 미룰까 하다가 궁금함

acousticchaser.tistory.com

 

다다리오와 같은 엔드볼의 색깔, 더 낮은 장력

각 줄의 특징을 안내하고 있다

  포장을 뜯으면 엔드볼의 색깔, 굵기, 장력 등 각 줄의 특징을 안내하고 있다. 엔드볼의 색상은 다다리오의 심볼과 같다. 혼동이 없어서 좋긴 한데 다다리오 측에서는 별 말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또, 각 줄의 장력을 다 더해보면 70.7kg인데 다다리오 XT 포스포 브론즈보다 장력이 약하다. 이 것은 합금 비율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고, 실제로는 로즈골드 스트링이 조금 더 가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연주감

 

  코팅 때문에 3~6번줄이 약간 뻑뻑하긴 하지만, 심한 것은 아니다. 만약 미끌미끌한 코팅이 싫다면 오히려 이 것이 나을 것이다. 또, 예전에 모 국산 브랜드의 기타 줄은 코어 스트링의 유연함이 떨어진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제품은 그런 느낌은 없다. 코어에 카본을 넣었다고 하더니 빈말은 아니구나 싶을 만큼 가볍게 울리는 느낌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장력이 약한 기타 줄이라 연주하기엔 상당히 편안하다. 포스포 브론즈(92/8)와 85/15 브론즈의 합금비 때문에 이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라면 상당히 드라마틱하다. 혹시 코어 스트링을 가늘게 하고 굵은 랩 와이어로 감는 로우텐션 스트링과 같은 방식을 취했을까도 생각해 봤는데 만약 그랬다면 대문짝 만하게 홍보를 했을 것이다. 눈에 안 보일 만큼 미세하게 더 가늘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느끼는 촉감으로는 그런데 버니어 캘리퍼스로 재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음색

 

  먼저 장력이 낮아지면서 오는 현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저음이 부족함과 동시에 펀치감도 없다. 조금 심하게 얘기하면 늘어진 고무줄마냥 '봉봉' 거리는 소리다. 심지어 사용한 기타는 저음이 빵빵 터지는 마틴 D-35MP인데 이 기타에서 이런 느낌을 처음 느껴볼 정도다.

 

  그 대신 소리가 따뜻하고 부드럽다. 사용하면서 톤이 살짝 죽으면 그 따뜻함이 더 돋보인다. 아마 고퍼우드에서 말한 음색이 이 것인듯 하다. 그러나 힘이 부족해서 다이나믹한 음악을 할 때 표현력이 너무 떨어진다. 이 점 때문에라도 다른 분들께 추천하긴 어렵겠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국산 기타 줄

불균일한 부분이 조금씩 있다

  코어 스트링의 유연함을 생각하면 이제 국산 기타 줄도 많이 올라왔구나 싶다. 하지만, 아직은 꼭 하나씩 아쉽다. 국내 모 기타 브랜드에서도 기타 줄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 것보다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언제나 응원하며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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