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터 갓인어스TCE - 국민 통기타가 작아졌다
- 악기 리뷰/통기타
- 2022. 2. 24. 21:42
풍성하고 깊은 저음을 가진 큰 통기타가 인기 있던 시절이 가고, 기동성이 좋은 작은 기타가 득세하고 있는 요즘이다. 첫 기타로 OM바디를 구입하는 비중만 봐도 작은 기타로 대세가 바뀌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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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제조사들도 빠르게 유행에 편승하고 있다. 미니 기타의 라인업을 늘리는가 하면, 기존의 인기 모델의 작은 바디 버전을 내놓기도 했다. 이 글에서 소개할 크래프터 갓인어스TCE도 그중 하나다.
크래프터 갓인어스TCE의 스펙
갓인어스TCE는 바디 형태와 픽업을 제외하면 기존의 갓인어스와 거의 모든 스펙이 같다. 하지만, 갓인어스를 잘 모르는 분을 위해 스펙을 세세하게 다루었다.
OM바디
언뜻 보기엔 똑같아 보이지만 기존의 갓인어스에 비해 더 작고 얇다. 타사의 OM바디와 비슷한 사이즈인데 크래프터에서는 이를 T바디라 명하고 있다. 모델명에 있는 T도 이 것을 의미한다.
작아진 바디 크기 때문에 음색의 차이가 있지만, 일단 품에 쏙 안기기 때문에 체구가 작은 분들께 더 인기가 있을 듯하다. 바디 크기와 모양에 따른 특징은 링크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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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웨이(혹은 컷어웨이)
모델명에 있는 C는 커터웨이를 의미한다. 하이 프렛 연주가 용이하지만 부피가 줄어드는 만큼 저음 손실이 없진 않다. 게다가 바디도 작기 때문에 커터웨이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요즘은 디자인이나 편의성이 더 강조되는 추세라 컷이 안된 모델이 따로 나오더라도 많이 판매될 것 같지는 않다.
솔리드 엥겔만 스프루스 & 로즈우드
상판목은 엥겔만 스프루스이고, 단판이다. 단단하고 차가운 느낌의 소리를 내는 크래프터의 특징상 시트카 스프루스보다는 엥겔만 스프루스와 더 궁합이 좋아 보인다. 또, 크래프터가 보유하고 있는 엥겔만 스프루스의 품질이 좋기도 하다.
측후판은 로즈우드 합판이다. 올솔리드보다는 영향이 덜하지만 확실히 마호가니 측후판에 비해 단정한 맛이 있다. 워낙에 실패가 없는 조합이라 큰 특이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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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우드 지판과 날개 모양 인레이
요즘은 로즈우드 대체목이나 합성소재를 사용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지만 크래프터는 아직 로즈우드 지판을 고수하고 있다(OEM 저가 라인에는 합성수지를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갓인어스의 시그니처인 날개모양 인레이도 여전하다. 번쩍번쩍한 자개 없이 목재로 이루어진 은은한 인레이가 가장 큰 매력이다.
로즈우드 브릿지와 플라스틱 핀
브릿지도 로즈우드를 사용했다. 탑백솔리드(상판과 후판이 단판) 라인과 다른 점은 브리지 핀이 플라스틱이라는 점이다. 에보니 핀이었다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가장 합리적인 원가 절감 방법이겠다.
PPS 소재의 너트와 새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기타와는 달리 크래프터는 여전히 PPS(강화 플라스틱의 일종) 너트와 새들을 사용한다. 성량이 크고, 맑은 소리를 내는 장점이 있지만 본(Bone)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음이 약한 감이 있다.
이 점 때문에 일부러 파츠를 교체하는 연주자도 꽤 많은데 크래프터 측에서는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해서 PPS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크래프터 기타와 마찬가지로 너트 너비는 43mm다.
슬림한 C쉐입 마호가니 넥
크래프터의 기타는 대부분 3피스 마호가니 넥을 사용하고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예전에 비해 조금 더 슬림해졌고, 특히 하이 프렛 연주 감이 좋아졌다. 요즘은 대부분의 브랜드가 상향 평준화되긴 했지만, 이 정도면 크게 흠잡을 곳 없는 넥감이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것은 지판과 프렛 가공이 아주 균일하다는 것이다. 이는 최적의 줄 높이 세팅을 맞추는데 필수인데 적어도 동가격대에서는 압도적으로 돋보인다. 게다가 타브랜드에 비해 변형도 적은 편이니 크래프터의 넥은 여러모로 칭찬할만하다.
그로버 헤드 머신
헤드 머신은 그로버 제품이다. 흔히 볼 수 있어서 저평가당하는 감이 있는데 돌아가는 느낌이 부드럽고 안정성과 내구성도 좋은 머신이다. 금장 머신을 좋아하진 않는데 크래프터 기타와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마이크와 피에조 소스의 픽업
갓인어스 TCE는 사운드홀 안쪽에 프리엠프가 있는 DS-2 픽업이 달려있다. DS-2는 피에조와 마이크 소스를 최대 50:50까지 블랜딩 할 수 있는 듀얼 소스 픽업이다. 기존의 온보드 프리엠프 형식의 픽업보다 소리가 자연스러워졌고, 소스도 두 가지이니 확실히 업그레이드라 할 수 있다.
다만 온보드 프리엠프의 이퀄라이저나 튜너를 애용하던 연주자들에게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수납공간이 많지만 조금 무거운 케이스
폼이 제법 두꺼운 케이스가 따라오는데 이 정도면 기타를 보호하는 데는 문제없겠다. 게다가 큰 상단 포켓 덕분에 수납공간이 여유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이런 점들 때문에 케이스가 조금 무거운 편이다. 또, 동가격대의 시그마 기타 케이스보다는 아쉬운 감이 있다.
음색 특징은?
크래프터 특유의 화려한 고음은 여전하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찰랑거리고, 샤방한 소리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저음이 단단하게 나온다. 바디가 작아지면 중음역이 올라오는데 그 덕분인지 저음이 힘없이 풀어지지는 않는다.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GA바디인 갓인어스보다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저음의 양감이 크지는 않기 때문에 풍성한 소리라 하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용도에 맞지 않게 구입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어떤 연주자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
먼저, 앞서 말한 것처럼 체구가 작은 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 연주 스타일이나 음색도 중요하지만, 편안한 연주 감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리가 단단하고 고음역의 배음이 화려하기 때문에 멜로디 위주의 솔로 연주나 핑거스타일을 즐기는 연주자들에게도 잘 어울리겠다. 지판 및 프렛 가공 상태가 좋아 낮은 줄 높이 세팅이 용이한 점도 이런 연주자들이 환영할만한 요소다. 반대로 저음이 빵빵한 스트럼 소리를 원한다면 이 기타는 아니다.
또, 픽업 성능이 준수 하니 공연이나 엠프 사용이 잦은 연주자에게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브랜드 기타들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도 잘 견디는 편이니 소위 말하는 전투용(?) 기타로도 유용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