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기타 GT 시리즈와 GT811e의 등장

  2020년 하반기, 테일러 기타는 또다시 새로운 바디를 발표했다. 이름하여 Grand Theatre, 줄여서 GT 바디다. 처음에는 GS 미니 기타의 업그레이드 버전인가 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테일러가 GT811e를 내놓은 것으로 봐서 정식 라인업으로 들어갈 모양이다. 그렇다 보니 조금 더 관심이 생겨서 자세히 알아보고 정리할 겸 이 글을 써본다. 

 

GT Urban Ash와 GTe Urban Ash

테일러 GT 어반 애쉬

  그랜드 씨어터 바디 GT 어반 애쉬와 GTe 어반 애쉬로 처음 소개됐다. 다른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소문자 e의 차이는 픽업의 유무다. 테일러 기타는 보통 세 자리 숫자로 모델명을 정하는데 바디 이름을 모델명으로 정한 것을 보고 '이벤트성 제품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AD17e나 AD27e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아니라면 앞으로 라인업의 명명법이 바뀔 조짐일 수도?

 

[악기 리뷰/통기타] - 테일러 AD17e Blacktop, AD27e - 경기불황에 맞서는 스페셜 기타

 

테일러 AD17e Blacktop, AD27e - 경기불황에 맞서는 스페셜 기타

2020년, 주요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악기 업계도 힘든 한 해를 보냈을 것이다. 잔뜩 움츠리며 사태 해결을 기다리는 업체가 있는 반면, 시국에 걸맞은 맞춤 전략으로 공격적 마

acousticchaser.tistory.com

 

  애쉬는 일렉 기타 연주자들에게는 친숙한 목재지만, 통기타에 쓰이는 것은 어딘지 낯설다. 다른 기타는 딱히 떠오르지 않고, 상반기에 테일러에서 출시했던 324ce의 측후판도 이 목재다. 테일러 측은 어반 애쉬를 두고 고품질의 온두라스 마호가니와 비견될만한 음향목이라 말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목재로 단가를 낮추기 낮추는 게 가장 큰 사용 목적이라 할 수 있다.

 

GT 시리즈의 특징

 

  GT 시리즈는 단순히 작은 바디라는 것 말고도 몇 가지 고유한 특징이 있다. 

 

그랜드 오케스트라의 축소형

GT바디는 GO바디의 축소형이다

  GS 미니가 그랜드 심포니(GS, 끝자리 6번 바디)의 축소형이듯, GT는 그랜드 오케스트라(GO, 끝자리 8번 바디)의 축소형이다. 따라서 GS 미니보다는 크고, 그랜드 콘서트(GC, 끝자리 2번 바디)보다는 작은 크기다. 하지만, GO 바디가 점보 사이즈의 큰 바디이다 보니 축소한 형태의 GT 바디도 하단부가 뚱뚱해서 바디 폭은 GC와 거의 비슷할 듯하다.

 

고유한 스케일 길이

  내가 GS 미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스케일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스케일이 짧아지면 하이 프렛 연주가 불편할 뿐만 아니라 인토네이션(피치)도 불안정해진다. 처음에 GT 시리즈에 관심이 없었던 것도 GS 미니와 같은 스케일을 사용했겠거니 짐작했기 때문이다. 

 

GT 고유의 숏스케일

  하지만, GT의 스케일은 24와 1/8인치로 GS 미니의 23과 1/2인치보다 길다. 조금 더 와 닿는 표현으로 하면 하프 다운 튜닝을 한 풀 스케일 기타에 1 프렛 카포를 끼고 연주하는 것과 같단다. 그래서 스케일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은 GS미니에 비해 훨씬 덜할 것 같다.

 

C-class 브레이싱?

아직 브레이싱의 형태는 공개되지 않았다

  GT 바디는 브레이싱도 바뀌었다. 테일러 측은 이를 C-class 브레이싱이라 명명했다. 작은 바디 기타의 울림을 극대화하기 위해 V 클래스 브레이싱에서 소폭 변화시킨 브레이싱으로 보인다. V 브레이싱의 경우 그 설계를 대부분 공개한데 반해 C 브레이싱은 아직 확실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다만 저음의 울림을 키우기 위해 비대칭 형태의 브레이싱을 채택했다는 정도가 공개된 정보의 전부다. 

 

GT811e 등장의 의미

GT811

  테일러 기타의 800번대 시리즈는 플래그쉽 라인이다. 새로운 바디 디자인을 공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800번대 제품으로 내놓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또, 끝자리 숫자 '1'로 미루어보아 1번 바디로 정식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애초에 1번 바디로 정해놓은 것인데 좋지 않은 시장상황을 감안하여 가성비가 좋은 GT 어반 애쉬를 먼저 내놓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냥 811이 아니라 바디명을 앞세운 GT811로 내놓은 것은 소비자로 하여금 새로운 바디를 각인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측한다. 이유야 어찌됐건 마케팅을 정말 잘한다.

 

  811을 시작으로 1번 바디 라인이 새로 생겼고, 2021년에는 311, 511, 611, 711, 911 등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또, 그동안 비어있던 홀수 번호 바디 라인업이 하나둘씩 채워지면서 아직 남아있는 3번, 5번, 9번 바디는 어떤 형태일지 기대를 품게 된다. 

 

한국에서 연주해볼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도..

 

  하지만, 아직 국가 간의 수출입이 원활하지 않아서 당장 GT 어반 애쉬, 또는 GT811을 직접 연주해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먼저 출시한 AD17과 AD27조차도 아직 판매하는 곳이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유독 4번 바디만 인기 있는 국내 시장의 특성상 서울 이외의 지방에서 만나보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 추측해본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