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기타의 로즈우드 대체목 사용은 시작에 불과하다
- 통기타 지식in
- 2019. 8. 19. 19:08
2017년 콜트 기타는 자사의 통기타 라인업에서 로즈우드를 제외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통기타의 측후판뿐만 아니라 지판에서도 로즈우드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일렉 기타나 베이스 기타도 사정이 다르진 않다. 이렇게 콜트가 로즈우드 사용을 전면 중단한 것은 CITES라는 멸종위기 동식물의 국가 간 교역 협약에서 모든 로즈우드를 2급 보호대상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언급하면 당장 로즈우드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 같지만, 아직 수량이 꽤 풍부한 수종이다. 그렇다면 왜 CITES에서 보호수종으로 지정했을까? 그것은 최근 들어 고급가구 시장이 커지면서(특히 중국) 로즈우드의 국가 간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밀거래도 성행하기 때문이다. 이를 염려한 CITES는 로즈우드가 멸종위기가 되기 전에 관리 차원에서 보호수종 2급으로 지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벌목과 수출입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무분별한 벌목과 밀거래를 막기 위한 서류 절차 강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싫은 악기 제조사들은 자연히 로즈우드 대체목으로 눈을 돌릴 것이고, 콜트 기타는 가장 빠르게 대응한 업체 중 하나다.
콜트 기타의 홈페이지에서 더 이상 로즈우드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저가 기타 라인에만 대체목을 사용하거나 점진적으로 로즈우드를 제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콜트 기타는 전 라인에 대체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위 사진은 콜트 기타의 빈티지 라인인 골드 A8의 측후판인데 파우 페로라는 목재가 쓰였다. 이처럼 고가 라인에도 로즈우드 대신 파우 페로를 사용한 것을 보면 원가절감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17년 말, 자사의 홈페이지에 로즈우드 지판을 사용하던 모든 기타의 지판목을 대체목으로 바꾼다는 공지를 한 바 있다. 한 가지 목재가 아니라 오방콜, 마카사르 에보니, 자토바, 인디안 라우렐, 팡가팡가, 멀바우 등 생각보다 다양한 목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조금 놀랐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아직 각 목재들의 수량이 풍부하지 못하거나 그중에서도 급 나누기를 할 생각인 듯하다.
시그마 기타도 마찬가지다
사정은 콜트에서 OEM 생산하는 브랜드 역시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콜트 OEM인 시그마 기타 역시 측후판 목재로 로즈우드 대신 '틸리아'라는 목재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서 모델명도 바꾸었기 때문에 DR-28과 같은 로즈우드 측후판 모델이 단종되고, DT-28과 같은 틸리아 측후판 모델이 새로 출시한 것과 같은 형태가 됐다.
또, 지판은 로즈우드 대신 미카르타라는 합성수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탑솔리드(상판만 단판) 기타들 중에서는 비싼 축에 속하는 시그마였기에 미카르타 지판 선택은 다소 의외였다. 미카르타 지판을 사용한 기타를 연주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소리에 대한 영향은 1:1로 비교하지 않으면 못 느낄 정도였고, 로즈우드 지판보다 매끈하고 균일했기 때문에 오히려 연주 감은 더 좋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휘거나 갈라지는 등 변형에 매우 강하기 때문에 관리하기 용이한 장점도 있다. 통기타와 같은 어쿠스틱 악기들은 감성적인 영역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목재 지판을 고수하는 브랜드가 많겠지만, 이 정도 품질이라면 빠르게 목재를 대체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올 만도 하다.
로즈우드 대체목 사용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
그저 한 제조사의 사건이라고 하기에는 탈로즈우드 현상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콜트가 세계 기타 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거대 기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존심이 강한 깁슨 기타도 저가 기타의 지판목으로 저렴한 월넛(미국에서 흔한 목재)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정도니 대부분의 기타가 로즈우드를 줄여나갈 것은 확실하다.
훗날 인디언 로즈우드 역시 브라질리언 로즈우드와 같이 벌목금지 위기에 처해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지금처럼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언젠가는 하이엔드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목재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