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일렉트로닉 폴리튠 클립튜너 단점 위주의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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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12. 21. 23:49
TC 일렉트로닉의 폴리튠 클립 튜너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클립 튜너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정확하고, 정밀하면서도 반응속도도 빠르니 아주 훌륭한 튜너라는 것에 별다른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1년 동안 사용해 본 폴리튠 튜너는 뛰어난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많은 튜너였다. 아쉽게도 이런 단점들을 잘 정리한 글이 눈에 띄지 않아서 내가 사용하며 느낀 단점들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어디까지나 사견이니 구입하기 전에 참고 정도 하시면 좋겠다.
비싼 가격
폴리튠 클립튜너는 정가 기준 79,000원이다. 성능이 좋긴 하지만 취미로 하는 연주자들 입장에서는 선뜻 구매하기는 쉽지 않은 가격이다. 그래서 급하지 않다면 해외 직구를 추천한다. 튜너의 경우 초기 교환 말고는 좀처럼 AS 받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11번가 아마존에서 56,000원에 구매했다. 항상 이 가격은 아니고, 특가에 나올 때를 노려야 한다. 56,000원도 클립튜너 가격 치고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 여전히 가격은 단점일 수밖에 없다.
의문을 품게 하는 내구성
폴리튠 튜너의 측면에는 눈에 잘 띄는 유격이 있다. 심지어 눌러보면 찌그덕 거리는 소리까지 난다. 고장이 났을 때, 기판을 잘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들어 둔 배려인지는 몰라도 비싼 가격 답지 않은 만듦새다. 아직 그런 적은 없지만 몇 번 떨어뜨리고 나면 금방이라도 수명을 다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또, 전원의 먹통을 경험하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전원 버튼 쪽에 문제가 생기거나 배터리 연결 단자가 망가지는 등의 문제다. 어느 쪽이든 여러모로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열기 불편한 배터리 커버
배터리 커버에는 나사가 박혀있다. 배터리 교체를 하려면 소형 십자드라이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열 수 있어 장점도 있겠지만, 별도의 공구가 필요하다는 것만으로도 단점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배터리 커버에도 유격이 있어서 역시 만듦새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겠다.
유연하지 않은 클립 헤드
대부분의 클립 튜너들이 회전 가능한 헤드를 가진데 반해 폴리튠과 유니튠 튜너는 한 방향으로만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그래서 클립을 끼울 때 다른 튜너들 보다 방향을 신경 써야 한다.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다른 튜너에서 헤드만 쓱 돌려 사용할 때 클립을 한 번 더 조절해야 하니 그만큼 순발력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그나마 방향조절이 가능하게 하는 나사 부분이 잘 풀린다. 튜너를 사용하지 않을 때 접어두었다가 사용할 때 편다고 가정하면 반복해서 헤드를 움직이게 되는데 이 때 나사가 조금씩 풀린다. 자주 조이기 귀찮아서 강하게 조였더니 헤드가 너무 팍팍해서 부드럽게 돌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각도를 고정해 놓고 사용 중이다.
반면, 클립을 끼워둔채로 연주하면 기타 넥의 진동에 의해 드르륵 떨리는 소리가 나는 튜너도 있는데 폴리튠은 그런 현상이 전혀 없다. 따라서 기타 헤드에 끼워둔 채로 녹음을 해도 잡음이 전혀 없어서 그 점은 좋았다.
잘 안쓰게 되는 폴리포닉 튠 모드
폴리포닉 튠(이하 폴리튠)은 말 그대로 여러 줄을 한 번에 튜닝하는 것이다. 두 줄 이상의 소리를 내면 여섯 줄의 튜닝 상태를 볼 수 있는 모드로 전환되는데 아쉽게도 이 모드를 끌 수 없다. 즉, 실수로 다른 줄을 잘 못 건드리거나 배음이 많은 기타의 경우 낱줄 튜닝(유니튠)을 하고 싶어도 자꾸 폴리튠 모드로 전환되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그러면 그냥 폴리튠 모드로 여섯 줄을 한 번에 긁어서 튜닝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 있는데, 문제는 폴리튠 모드의 정확도가 유니튠 모드보다 떨어진다. 폴리튠 모드에서는 튠이 되었다고 뜨더라도 한 줄씩 점검해 보면 미세하게 안 맞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폴리튠 모드로 튜닝했을 때 불만족스러울 때가 많았고, 결국 다시 한 줄씩 튜닝하게 되어서 시간 절약적인 측면에서는 큰 효용이 없었다
간혹 라이브 중에 튜닝이 틀어진 줄을 빨리 찾아야할 때 폴리튠이 유용하다는 글을 종종 보는데, 유니튠 모드에서의 반응도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시간적 차이가 크지 않다. 어차피 정확한 튜닝을 위해 낱줄을 또 튕겨야 하니 폴리튠의 효용 가치는 더 떨어진다(페달은 성능이 다르다는데 한 번 사용해보고 싶다).
그래서 가격도 저렴하고, 불필요한 오작동도 없는 유니튠을 더 추천한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초당 프레임이 낮아진다.
대부분의 튜너들은 배터리가 부족하면 화면이 어두워진다. 반면 폴리튠 튜너는 화면 밝기는 유지하고, 초당 프레임이 낮아진다. 다시말해 배터리가 부족하면 화면이 미세하게 깜빡이는 게 느껴진다.
튜너는 초당 프레임 수가 중요한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배터리가 다 소진될 때까지 밝기를 유지하는 이 방식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프레임이 끊어지는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은 이 점이 거슬릴 수도 있다.
배터리가 한계에 다다르면 저절로 전원이 꺼진다. 물론 그때까지도 화면의 밝기는 거의 같이 유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 성능의 튜너임에 틀림없다
TC 일렉트로닉의 폴리튠이 좋은 튜너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다만, 다들 좋다고 해서 비싸게 구입했다가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몇 가지 단점도 적어봤다. 어차피 완벽한 제품은 없으니 장점의 중요성이 단점을 앞선다면 구입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